애플의 연간 연구개발(R&D) 비용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매출 대비 R&D 비용은 5%대로 시총 기준 상위 미국 10대 하이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낮았다.
31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9월 말에 끝난 2016년도 회기(2015년 8월~2016년 9월)에서 연간 R&D 비용이 128억달러(약 14조6500억원)를 기록했다. 연간 R&D 비용이 1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2016회기)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R&D 비용은 1년 전(2015년도 회기)보다 25% 늘었다.
아이폰 신제품과 함께 자동차 분야 R&D를 강화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애플은 최근 “자동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이 미국 금융 당국에 제출한 기업실적보고서(10K)에 따르면 2017년도 회기 R&D 비용은 160억달러로 내년에도 R&D 비용이 2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 대비 R&D 비용은 5%대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총 기준 미국 상위 10대 하이테크기업 가운데 매출 대비 R&D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는 페이스북으로, 24%에 달했다. 뒤이어 퀄컴 23%, 인텔 22%로 이들 세 회사의 매출 대비 R&D 비용이 각각 20%를 넘었다.
4위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오라클로 각 16%였다. 그다음으로 6위 MS(14%), 7위 시스코(13%), 8위 아마존(12%), 9위 IBM(7%) 순이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애플은 소수 품목 집중으로 유명하다”면서 “돈을 쏟아붓는다고 혁신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고 꼬집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