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간의 일주일 펀드운용 대결 1라운드에서 인간이 조금 우세하게 나타났다.
코스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시험 운영한 35개 알고리즘, 105개 펀드의 운용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 10월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운영한 결과 위험 유형별 3가지 국내형 펀드가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고위험을 추구한 펀드일수록 손실 규모는 컸다. 일부 알고리즘은 꽤 높은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6~7%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에 가장 많은 손실이 발생한 일반 공모펀드 손실액의 약 2배에 해당한다. 전체로도 위험 유형별 펀드보다 0.2~0.6%포인트(P) 차이를 보였다.
이번 로보어드바이버 펀드 투자는 운용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고 두뇌(펀드매니저)를 로봇이 대신하는 문제와 고액 자산가만 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의 대중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서다.
수익률이 저조하긴 했지만 일단 이번 실험은 성공에 가깝다. 테스트를 진행하는 전문가도 밝혔듯이 대다수 펀드가 손실을 기록했지만 아직 수익률을 언급하기 이른 상황이다. 특히 장기간 데이터가 쌓여 알고리즘이 안정화될수록 로보어드바이저의 성과가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증권 시장에서도 로봇의 가능성은 확인됐다. 알파고가 수개월 만에 놀라운 진전을 이뤄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처럼 로봇이 펀드매니저 수익률을 넘어서는 상황도 곧 벌어질 것이다. 로봇에 바라고 있는 자산관리의 대중화도 곧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로봇이 운영하는 펀드도 결국 인간 통제 아래 위험이 관리돼야 한다는 점이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혜택은 곧 이로 인한 피해의 범위와 파장을 클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다.
실험을 진행한 코스콤도 이 점을 고려, 알고리즘 안정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반가운 일이다. 철저한 검증과 보완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는 `로봇 펀드매니저`를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