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국책과제 예비심사 통과...상용화 `청신호`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과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오른쪽 첫 번째)이 10월 11일 SK텔레콤 분당연구소에 구축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을 둘러보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과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오른쪽 첫 번째)이 10월 11일 SK텔레콤 분당연구소에 구축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을 둘러보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양자(Quantum) 산업의 운명을 쥔 국책 과제가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앞으로 6개월 동안의 고강도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양자정보통신 상용화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된다.

31일 정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총 사업비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기술개발 사업`을 연구개발(R&D) 국책과제 본심사에 올렸다. 11개 사업 가운데 3개만 선정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여러 부처가 올린 과제 일부만 본심사를 받는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양자정보통신 등 양자 산업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사업은 SK텔레콤이 분당과 대전을 잇는 유선 국가시험망을 구축하고 양자난수생성 칩 개발에 착수하는 등 실용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양자 소자부품·응용계측과 양자컴퓨팅은 선진국과 기술 격차(6~7년)를 줄여야 한다는 시급성을 고려했다.

예비 심사 통과에 따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이달부터 6개월 동안 본심사를 한다. 양자 산업이 정말로 필요한지,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있어야 하는지 등을 정밀 검토한다.

본심사 결과는 내년 5월에 도출된다. 이후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예산이 확정된다. 예산이 책정되면 2018년부터 8년간 통신과 소자부품 및 응용계측, 컴퓨팅 분야 양자 기술을 개발한다.

업계는 환영했다. 매년 수천억원을 쏟아붓는 외국처럼 한국도 정부 대규모 투자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기술 개발, 인력 양성, 초기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양자 업계 관계자는 “본심사에 오르면서 정부 투자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한국이 퀀텀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산업은 복제불가능성, 중첩성, 얽힘 등 양자(에너지 최소단위 입자)의 고유 특성을 ICT에 적용한 것이다. 양자암호통신, 초정밀계측, 양자컴퓨팅에 활용할 수 있다. 양자정보통신은 도청이 불가능해 사물인터넷(IoT), 5G, 자율주행자동차에 적용하면 부가가치가 높다. SK텔레콤과 우리로, HFR, 코위버, 쏠리드 등 국산 장비업계가 협력하고 있다.

중국이 7월 세계 최초 양자정보통신 위성 `모쯔(墨子)`를 쏘아 올리는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벌어진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지속됐다.

이은권 의원(새누리당·대전 중구)은 “양자 산업을 한국 ICT 산업의 새 먹거리로 육성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양자 기술 개발과 초기 시장 활성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