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막기 위해 기숙사방 문 없애자" 인니 장관 발언 논란

학생의 동성애를 막기 위해 대학 기숙사 방문을 없애자는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자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31일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코피파 인다르 파라완사 인니 사회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동성간 벌어지는 일도 남녀 간 일만큼이나 위험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이미 학생 외설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기숙사 방문을 없앤 대학이 있다”고 말했다.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기숙사에는 남자만 있거나, 여자만 있는데 무슨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냐”고 답했다.

코피파 장관 발언은 이슬람 근본주의 회귀 성향이 짙어지는 최근 인니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본산으로 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이 전파되면서 인니 정부가 모바일 메신저 운영업체에 성적 소수자 관련 이모티콘 사용 중단을 요청하고, 헌법재판소에서 동성애와 혼전성관계 전면 불법화 여부가 논의되는 등 급진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코피파 장관 발언에 대해 인니 여론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권감시기구인 스타라 연구소의 보나르 티고르 나이포스포스 부소장은 “국가가 사생활까지 단속하려 드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보안상 문제를 이유로 코피파 장관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