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에 "비자 연장해줄게" 속여 1억원 가로채 '건당 수수료 최대 6백만원'
비자를 연장해주겠다며 불법체류자를 속이고 1억원을 가로챈 50대가 구속됐다.
불법체류자들에게 비자를 연장해주거나 영주권을 취득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 챙긴 5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사기·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임모(53)씨를 구속했다고 오늘(1일) 밝혔다.
임씨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비자발급 대행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불법체류자들로부터 비자 연장과 영주권 취득 소송 비용 등 명목으로 건당 수수료 300만∼600만원씩 총 1억 2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임씨는 2014년 10월 중국인 A(47)씨에게 "한국 영주권을 받아주겠다"고 속여 300만원을 받아내는 등 총 16명의 피해자에게 같은 수법으로 8천52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비자 연장을 위해 행정소송을 해야 하니 변호사를 선임해주겠다며 총 22명으로부터 4천15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실제 변호사에게는 받은 돈의 30%가량만 건네줬다.
그러나 임씨는 전문적인 비자 연장 업무를 할 수 있는 행정사·법무사·변호사 자격증이 없었고, 피해자들의 비자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연장이나 영주권 취득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상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를 찾은 대다수의 피해자는 체류 기간 만료나 범법행위(음주 운전·도박·폭행 등)로 출국명령을 받고 다급하게 찾아온 경우가 많았다.
임씨는 비자 연장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항의하면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을 악용해 112에 신고한다고 위협해 내쫓거나 업무방해로 신고까지 했다.
경찰은 비자 연장 관련 사기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올해 9월 임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서류와 통장 등을 확보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4년간 300여명으로부터 약 7억원 정도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으로 출국하거나 비자 연장이 자연스럽게 된 중국인들이 많아 사기로 확인된 것만 1억원정도"라고 말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