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美·獨, 中 특허 중심 M&A 시도에 `찬물`

중국이 반도체 특허를 다량 보유한 해외업체 인수합병(M&A)에 나섰지만 미국 정부에 이어 독일도 발목을 잡았다. 자국 경제와 안보 우려 탓이다. 반도체굴기를 꿈꾸는 중국은 또 다른 국가를 찾아야 할 참이다.

영국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의 특허 중심 M&A 확산을 우려한 독일 정부가 중국 행보에 찬물을 뿌렸다고 전했다. 중국의 푸젠 그랜드칩 투자펀드가 6억7000만유로(약 8300억원)에 독일 반도체기업 아익스트론을 인수하기로 한 계약을 독일 경제부가 지난달 31일 철회했기 때문이다. 독일 당국은 지난 9월 승인한 구매계약을 철회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독일 베를린 주재 중국 대사관/ 자료: 게티이미지뱅크
독일 베를린 주재 중국 대사관/ 자료: 게티이미지뱅크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최근 일간지 디벨트(Die Welt)에 쓴 기고문에서 “차별적 요소를 도입해 외국인의 자국 기업 인수를 막는 중국이 M&A로 첨단기술을 확보하려 한다”며 중국의 이중 행태를 비판했다. 또 유럽 어느 국가도 이러한 중국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독일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미국 정보 당국이 독일에 아익스트론 합병이 성사되면 중국이 관련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미국에서도 반도체 등 첨단기술특허를 대거 매입하려 했지만 경제와 안보 우려 때문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칭화유니그룹은 마이크론에 230억달러(약 26조4000억원)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또 지난 1월에도 사모펀드 고스케일캐피털(GO Scale Capital)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필립스의 루미레즈를 33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 매입하려 했지만 미국 재무부 외국인 투자위원회에서 11시간 회의 끝에 무산됐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반도체 산업 강화 차원에서 업계 전문가와 학자로 구성된 실무그룹을 조직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일부 국가가 자국 반도체 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시장접근권을 대가로 기술과 특허 이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부 국가는 바로 중국이다.

외신은 이처럼 고품질 특허를 확보해 반도체굴기를 실현하려는 중국이 미국과 독일에 발목을 잡히면서 관련 특허를 확보할 수 있는 또 다른 지역을 찾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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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