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항해 시대 여는 포르투갈, 한국을 찾다

`미래를 향해 문을 여는 포르투갈`

주한 포르투갈 대사관과 포르투갈 무역투자진흥공사(AICEP)가 최근 막을 내린 `글로벌 모바일 비전(GMV) 2016`에 내건 슬로건이다. 15세기 유럽 대항해 시대를 연상시키는 문구다.

포르투갈 대표부는 `GMV 2016`에 참가한 국내외 35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포르투갈 IT를 알렸다.

우리에게 축구로 더 익숙한 포르투갈은 사실 유럽 IT강국이다.

7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2016 웹 서밋(2016 Web Summit)`이 올해부터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자리를 옮겼다. 웹 서밋은 유럽 최대 IT콘퍼런스로 165개국에서 1만500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참가 인원만 5만여명으로 1억8000만유로(약 2258억원) 이상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포르투갈을 기술 중심 국가로 만들려는 정부 구상이 실현되는 모양새다.

주아나 네브스 AICEP 서울사무소 대표는 “최근 IT와 전자 분야에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포르투갈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실험실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기술혁신은 포르투갈의 오랜 전통”이라고 소개했다.

포르투갈은 1980년대 이미 `멀티방코(Multibanco)`로 모든 은행 자동화기기 네트워크를 묶었다. 거래 은행과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2000년대 들어서야 도입한 하이패스도 포르투갈은 1990년대부터 쓰기 시작했다. 요금 정산 시스템 `Via Verde`다. 고속도로 통행료 외에 주유비나 주차요금도 정산할 수 있다. 흔히 사용하는 선불폰 제도도 포르투갈에서 탄생했다.

포르투갈 기술혁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포르투갈 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포르투갈 ICT 시장 규모는 약 150억유로에 달한다. 부가가치 규모만 50억유로 수준이다. 9만명이 넘는 인력이 1만2000개의 크고 작은 ICT 기업에서 일한다.

포르투갈 ICT 기업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이동통신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솔루션과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IT금융 솔루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특히 이동통신은 포르투갈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다. 이동통신 시장이 발달한 한국 진출을 노리는 이유기도 하다.

포르투갈 이동통신은 국가통신기구(ANACOM) 규제를 받는다. 자국 내 별도 규제 장벽이 없어 유연하다. 유선전화 사용률이 가장 높은 국가인만큼 이동통신 수요도 높다. 실제로 이동통신 사용률은 유럽연합(EU) 평균을 웃돈다. 디지털 방송 서비스도 확대되는 추세다. 기업 간 기술협력으로 한국 기업이 포르투갈 시장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포르투갈 ICT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약 90개국 150여개 이동통신사에서 사용 중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8%가 독일과 스페인, 영국, 프랑스, 앙골라 등지에 진출했다. 제품 수출액은 19억2800만유로, ICT 서비스 수출액은 12억6500만유로다. 포르투갈 ICT 기업들은 고객 요구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국제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AICEP 측은 설명했다. 다국어 구사가 가능한 고급 인적 자원과 벤처캐피털, 뛰어난 IT인프라 등도 뒷받침했다.

IT 대항해 시대 여는 포르투갈, 한국을 찾다

국가정보전자기술협회(ANETIE)에 따르면 포르투갈 ICT 기업 83%가 자체 제품을 갖고 있다. 단순 유통은 17%에 불과하다.

네브스 대표는 “이는 포르투갈이 ICT 혁신을 창출하는 실험실임을 입증한다”면서 “기술의 63%가 기업에서 활용되고, 연구개발(R&D)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IT 대항해 시대 여는 포르투갈, 한국을 찾다

포르투갈 ICT 기업의 한국 진출은 AICEP 서울사무소가 돕는다.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AICEP 서울사무소는 해당 기업과 한국 기관·기업을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맡는다. 포르투갈 시장 현황이나 기업 정보도 제공한다. 포르투갈에 진출하려는 기업이나 투자자도 지원한다.


네브스 대표는 “AICEP 서울 사무소는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면서 “포르투갈과 대한민국 간 경제교류 진흥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아나 네브스 AICEP 서울사무소 대표
주아나 네브스 AICEP 서울사무소 대표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