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원전 프로젝트가 환경평가·허가 지연 등으로 미뤄지고 있다. 프랑스에선 원자로 재질 안전문제가 불거지면서 준공 시기가 늦춰졌다.
세계 각국 3세대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3세대 원전 중 건설 공정이 끝난 것은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APR1400 노형을 쓴 신고리 3호기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1호 뿐이다. 우리나라 원전 기술이 미국·러시아·프랑스·중국 등을 제치고 3세대 원전 상용화에 가장 앞서 달리고 있다.
6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UAE 바라카 원전 운영계약 완료로 상용가동이 임박하면서 우리나라 수출형 원자로 APR1400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UAE 바라카 원전은 세계 각국에서 추진 중인 3세대 원전 프로젝트 중 유일하게 공기 지연 없이 완성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바라카 원전 1호기는 2010년 1월 공사에 들어가 올해 7월 설비계통 고온기능시험을 벌이고 있다. 최종 공정인 이 시험이 완료되면 핵연료 장전 후 시운전을 벌인다. 완전 준공 시기는 내년으로 이에 맞춰 정비 관련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3세대 원전은 제2 르네상스로 불리는 현재의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각국 모델이다. 초창기 원전을 1세대, 1960년 이후 1차 원전 르네상스 때 확산기를 이끌었던 원전이 2세대다. 3세대 원전은 발전 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최신형 모델로 2000년대 후반부터 각국 수주경쟁에 뛰어든 원전이다.
초기 주도권은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원전 선진국이 잡았다. 최근엔 러시아와 중국이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주요국 수주도 따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들 국가가 벌이는 프로젝트 중 실제 사업 완수 성과는 전무하다.
우리나라 APR1400 경쟁 모델로 중 하나인 프랑스 아레바 EPR모델은 2005년부터 건설을 시작했지만, 당초 준공 목표인 2009년을 넘겨 지금까지도 완료되지 못했다. 준공 예정시기가 2018년 12월로 늘어지면서 총 건설비는 32억유로에서 82억유로로 갑절 이상 뛰었다. 중국 등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건설사업 역시 2015년에 불거진 EPR 원자로 재질 불량 논란으로 지금껏 지연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AP1000 모델은 중국 산먼 원전 1·2호기에 투입됐지만 원자로 냉각재 펌프 성능시험 실패와 건설모듈화 불량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의 두 번째 원전 수출 대상국으로 부각됐던 터키는 러시아 로사톰, 일본 미쓰비시 등이 짓고 있지만 각종 정부 허가와 승인이 늦어지면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현재로선 3세대 원전 중 제대로 모습을 갖춰 시운전에 들어간 것은 우리나라 APR1400모델이 유일하다. 우리 원자력업계는 APR1400 건설수행 능력이 입증됐고, 앞으로 나올 세계 각국 발주에 우리나라 APR1400모델 입지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원자로 자체 기술력은 물론 이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있어 투입 근로자의 숙련도와 전문성이 경쟁국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자력산업계 한 관계자는 “UAE 정부도 바라카 원전이 계획대로 건설되고 있는 것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며 “그동안 원전 산업 유지와 인력양성을 통해 건설은 물론 설비 부분에서 전문가와 인재를 많이 육성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주요 국가 3세대 원전 건설 현황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