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IoT 전문가 포럼] 우리은행, "해외에서 핀테크 성공사례 만든다"

조재현 우리은행 부행장
조재현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은행은 핀테크 기업과 손잡고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시장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습니다.”

조재현 우리은행 부행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사물인터넷(IoT) 융합제품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부행장은 이날 포럼의 화두가 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은행업의 변화를 먼저 짚었다.

그는 은행업의 본질은 외형적 장소나 형태가 아닌 뱅킹서비스 그 자체라며, 스마트폰 보급으로 이뤄진 고객의 변화와 핀테크(금융+IT)산업 현황을 정리했다.

조 부행장은 “고객이 모바일 중심으로 생활하고 생각하고 있다”며 “은행에 대한 관여도가 하락하면서 은행 비대면 채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스마트뱅킹 이용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도 고객이 은행을 찾는 비율이 줄어들면서 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은행 점포는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 매년 30개 이상 점포를 줄였다.

이업종의 금융시장 진입도 활발해졌다. 페이스북, 텐센트 아마존 등 글로벌 ICT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늘어나고 이들 기업은 고객 접점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 네이버, 카카오 등이 핀테크에 뛰어들고 있다. ICT기업은 핀테크 시장에서 기술 우위 및 이종산업으로 사업다각화의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경쟁체제에서 핀테크기업 제휴를 통한 하이테크 기술을 활용, 비대면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대응했다. 핀테크기업과 공동사업 성공사례를 만들고,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했다.

위비뱅크는 국내 최초 모바일 전문은행으로 `위비톡` `위비마켓` 등으로 이어지는 위비플랫폼을 국내에서 완성해나가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우리카드의 `위비마켓` 모습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우리카드의 `위비마켓` 모습

위비톡이나 위비마켓은 단순히 메신저나 오픈마켓 사업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다. 이는 이업종 간 제휴를 통해 단순 뱅킹을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시도다.

위비톡은 다양한 금융정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금융봇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비마켓은 상품 판매로 중소기업 판로를 열어주고 해외 역직구 시장, 기업 인수합병(M&A)몰,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금융상품 출시로 이어지는 플랫폼 기반이 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등 전략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위비뱅크 모델을 동남아 8개국에 수출해 대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 부행장은 “예를 들어 기존 캄보디아 대출 환경은 은행 소속 대출 모집인 30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서 아웃바운드 영업을 하는 식이었다”라며 “이를 모바일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고 신청기록을 보고,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는 식으로 타깃 방문형 영업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현지 은행과는 직접 경쟁이 안 되기 때문에 특화된 모바일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171개 수준의 동남아 채널을 4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위비톡 역시 10개국 언어를 지원하고, 해외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다양한 핀테크기업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체계적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육성을 위해 `위비핀테크랩`을 8월 오픈했다.

위비핀테크랩은 입주 공간 제공은 물론이고 금융 및 IT교육, 특허와 법률 상담 및 컨설팅, IT시스템, 투자자연계 등을 지원한다.

8월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위비핀테크랩`에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강시우 창업진흥원장 및 위비핀테크랩 입주선발 기업 대표들과 함께 `위비핀테크랩 개소식`을 기념하여 축하떡 커팅을 하고 있다.
8월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위비핀테크랩`에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강시우 창업진흥원장 및 위비핀테크랩 입주선발 기업 대표들과 함께 `위비핀테크랩 개소식`을 기념하여 축하떡 커팅을 하고 있다.

또 영국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사) 2곳과 공동 프로그램을 마련해 매년 1~2개 참여기업의 해외진출 사례를 만들고, 그 규모를 계속 확대한다.

조 부행장은 “유망 핀테크기업을 조기 발굴하고 육성해 해외진출도 추진하고 있다”며 “은행은 핀테크기업과 공생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