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자동차 소유자에게 가장 큰 혜택 중 하나였던 고속충전기(슈퍼차저) 무료 이용이 내년에 종료된다. 내년부터 차량을 구매하는 테슬라 고객은 슈퍼차저 충전소 이용요금을 내야 한다. 보급형 전기차 모델3 판매를 앞두고 충전 인프라 추가 구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블로그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차량 구입자에게 매년 약 1000마일(1609㎞) 슈퍼차저 충전 크레딧을 제공하며, 소진 후에는 충전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상세한 충전 이용요금을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세부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충전가격은 가스 충전비보다 쌀 것이라고 밝혔다. 때와 장소에 따라 충전가격은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유료 정책은 기존 테슬라 전기차 이용자 외에 연말까지 차량을 주문하거나 4월 1일 이전 차량을 인도받는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테슬라는 슈퍼차저 시설을 4년 전부터 구축하고 테슬라 자동차 이용자에게 무료로 서비스했다. 슈퍼차저는 약 30분 만에 차량을 80% 충전할 수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12년 처음으로 슈퍼차저시설을 구축할 당시 전기차 구입자에게는 차량 수명이 다할 때까지 무료로 충전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현재 734개 충전소, 4605개 가량 충전기를 구축했다. 시설 대부분은 미국, 중국, 유럽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내년 출시되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유지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모델3는 대당 가격이 3만5000달러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6만~7만달러대인 기존 모델S나 모델X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여기다 새 배터리셀이 장착되면서 에너지 효율이 개선됐다는 점 때문에 사전주문이 폭주했다. 그러나 이번 유료화 조치로 모델3 구입자는 기존 차량보다 저렴한 가격에 테슬라 전기차를 손에 넣는 대신 비싼 유지비를 감수해야 돼 모델3 예약 주문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같은 논란과 관련 “슈퍼차저 충전소를 사용하는 것이 본래 무료가 아니라 기존 모델S와 모델X는 차량 가격에 포함되어 있었다”며 “모델3는 사전 주문예약 당시 슈퍼차저 가격이 차량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별도 패키지를 구매해야만 무료 충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