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8년 만에 삼성 압수수색…재계, 검찰 수사 확산 우려에 초긴장

검찰, 8년 만에 삼성 압수수색…재계, 검찰 수사 확산 우려에 초긴장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씨와 딸 정유라씨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삼성전자 본사 압수 수색은 2008년 4월 삼성 특검 압수 수색 이후 8년 만이다. 검찰의 칼끝이 최씨를 지원한 대기업으로 향하자 재계는 이번 사태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우려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오전 6시 40분부터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11시간이 넘는 고강도 압수 수색에는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실과 대외협력담당 사무실 등이 포함됐으며 대한승마협회 업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최씨와 정씨 모녀 회사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특혜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 수색을 한 것은 삼성전자가 별도로 최씨 모녀를 지원한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인 최씨에게 모종의 혜택 등을 기대하고 사실상 대가성 자금을 건넨 게 아닌지, 드러난 것 외에 이면 지원이 또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검찰 압수 수색이 오후 늦게까지 진행됐지만 다른 층에서는 모두 정상 근무했다”면서도 “계속 보도가 나오고 수사까지 받으면서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 압수 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대기업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사안인 만큼 검찰 수사 범위가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삼성의 최씨 모녀 별도 지원 부분에 수사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했지만,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모금 수사 쪽으로 확대된다면 수사 대상이 크게 늘게 된다. 박 대통령이 삼성, 현대차, LG, SK, CJ, 한화, 한진 등 7대 그룹 총수를 따로 만나 미르·K스포츠 재단에 투자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수 소환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짙다. 이날 검찰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기금 모금을 요청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박 모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삼성도 참고인 조사에 이어 압수 수색을 한 만큼 다른 기업도 비슷한 절차를 밟을 지 주목된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많은 기업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국내외 경제 환경이 어려운 데다 새해 계획도 수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빨리 수사가 마무리되고 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속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