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 대선]조기투표 역대 최고···힐러리 희색

올해 미국 대선에서 조기 투표를 한 유권자 수가 4620만 명을 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조기 투표에서 히스패닉 투표 참여가 급증하고 민주당 유권자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활짝 웃었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자체 집계 결과 미국 28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우편이나 투표소 방문을 통해 조기 투표를 한 유권자가 4627만 명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집계만으로도 2012년 조기 투표자 수(4622만 명)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치다.

AP통신은 최종 조기 투표자 수가 유권자의 40%가량인 5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대선 승부 분수령인 주요 경합주에서 공화당 지지자보다 민주당 지지자의 조기 투표율이 높아 힐러리 캠프를 웃게 했다.

[2016 美 대선]조기투표 역대 최고···힐러리 희색

플로리다 주에선 역대 최다인 640만 명이 대선일(11월 8일) 전에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 유권자는 39.9%로 공화당 유권자 비율(38.5%)보다 1.4%포인트 높았다. 민주당 지지자 투표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한 2008년과 2012년 때보다 약간 높았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조기 투표를 한 민주당 지지자 비율도 42%로 공화당 지지자(32%)보다 10%포인트 많았다.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를 위해 챙겨야 하는 핵심 경합주로 꼽힌다.

네바다 주도 민주당 유권자(42%)가 공화당 유권자(36%)보다 더 많이 조기 투표에 참여했다. 콜로라도는 두 정당 유권자의 조기 투표율이 35%로 같았다.

아이오와에선 민주당 유권자 투표율이 41%로 공화당(35%)보다 높았다. 공화당의 텃밭인 애리조나와 유타는 공화당 유권자 투표율이 민주당보다 높았다. 올해 조기 투표에선 전반적으로 흑인 투표율이 떨어졌지만 히스패닉의 참여는 많이 늘어났다. 특히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콜로라도 등 주요 경합지에서 히스패닉의 투표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히스패닉 유권자가 이민자 적대정책을 내놓은 트럼프보다 클린턴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면에서 클린턴에게 희소식인 셈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조기 투표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당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들이 많았다며 클린턴과 트럼프를 향한 높은 비호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