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중력파 기술 적용 분야는? 출연연 연구 머리 맞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중력파 연구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공동연구에 돌입한다. 관련 연구가 진척되면서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파생기술 개발도 기대된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는 8일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중력파 연구 교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천문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중력파 융합연구 협력 업무협약
한국천문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중력파 융합연구 협력 업무협약

중력파는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해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에너지 파장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 예견했으나 지난 2월에서야 처음 직접 관측됐다. 블랙홀, 초신성, 빅뱅 등 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여겨진다.

3곳 연구기관은 각기 다른 연구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중력파를 연구한다.

KISTI는 슈퍼컴퓨터 기술로 중력파 관련 수치 계산을 전담한다. 중력파 파형 계산, 천쳬물리연구를 위한 컴퓨팅 환경도 구축·운영한다.

수리연은 중력파 분석 알고리즘과 소프트워에 개발을 진행한다. 천문연은 KISTI, 수리연이 정리한 데이터를 분석해 천체물리학적 해석을 내놓는다.

예산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융합형 과제를 수행하면서 조달할 계획이다. 이들 기관은 융합클러스터 구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중력파 직접 관측이 가지는 과학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중력파 직접 관측이 가지는 과학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연구기관들은 상호 협력으로 중력파 수치계산, 데이터분석, 슈퍼컴퓨팅 주도로 `동아시아 중력파연구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내달 중 천문연에서 중력장 연구 워크숍도 개최할 예정이다.

중력파 연구는 관측설비 구축, 데이터 분석 등 과정에서 다양한 파생기술 개발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수리연은 중력파 검출 기술을 활용, 지진 발생 즉시 진앙지를 파악하는 `조기지진경보계(SEED)` 알고리즘을 연구 중이다. SEED는 기존 P 지진파 대신 지진에 따른 중력변화를 감지한다. P파 전파속도는 초속 8㎞인 반면 중력변화 전파속도는 초속 30만㎞다.

SEED는 한국형 중력파 검출기 `소그로(SOGRO)`, 연구 과정에서 파생됐다.

연구 과정에 필수적인 슈퍼컴퓨팅, 초전도 기술 활용으로 관련 업계 및 기술 발전도 기대된다.

한인우 천문연 원장은 “이번 공동연구 체계 구축이 그동안 미미했던 출연연 협력연구 환경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3곳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세계적인 중력파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