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차기 전략 스마트폰 `G6(가칭)`에 무선충전 기능을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관련 부품을 공급할 기업 윤곽이 드러났다. LG가 자사 스마트폰에 무선충전을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LG의 새로운 공급망(SCM)에 관심이 쏠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할 G6 무선충전 부품 공급사로 LG이노텍, 아이엠텍, 코마테크를 선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품사는 스마트폰 본체에 들어가는 무선전력 수신부(Rx) 모듈을 생산·공급하기 위한 제반 작업에 착수했다.
LG이노텍 등 3사가 생산할 제품은 통합 모듈이다. 무선충전, 근거리무선통신(NFC),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이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이다. 선 없는 충전과 동시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하나의 모듈로 복합적인 기능을 구현한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부터 기판까지 생산하는 LG그룹 내 종합 부품 회사다. LG이노텍은 일찍부터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해왔다.
아이엠텍과 코마테크는 LG전자 스마트폰 부문 협력사다. 무선충전·NFC·MST와 연관 깊은 안테나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에 무선충전 기능을 기본 탑재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팬택이 무선충전 기능을 도입했을 때도 LG전자는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에 진로를 바꾼 데는 과감한 혁신보다 시장 요구에 충실하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 지향 일변도에서 벗어나 시장 친화적이고 검증된 기술 도입으로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전자는 G5에 접목한 분리형 모듈 구조도 G6에서 쓰지 않기로 하는 등 변화하려는 모습을 엿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절치부심 중인 LG전자는 상반기 전략폰 G5으로 좋은 성과를 남기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이다.
하반기 전략폰 V20이 안정된 성능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엠텍이 무선충전 협력사로 이름을 올린 데 주목하고 있다. 아이엠텍은 LG전자 G5의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메탈 케이스를 공급한 곳이다.
메탈 케이스는 제조가 쉽지 않은 부품이다. 여기에 G5의 메탈 케이스는 모듈 디자인까지 적용돼 난도가 높았다.
결국 수율 문제가 발생하면서 G5 생산은 차질이 생겼고, 아이엠텍이 원인 제공자로 지목돼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아이엠텍은 G6 무선충전 부품 공급망에 이름을 올렸다. LG전자와 아이엠텍 양사 관계 회복에 청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