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반도체 업체 에프씨아이(FCI)가 롱텀에벌루션(LTE) 스몰셀 기지국용 무선주파수(RF) 트랜시버 칩 개발에 성공했다. LTE 기지국용 RF 트랜시버 칩 시장은 미국 아나로그디바이스(ADI)가 장악하고 있다. FCI가 관련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기지국 생산 업체는 부품 선택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FCI는 8일 스몰셀 기지국용 LTE RF 트랜시버 칩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외 주요 고객사와 상용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프씨아이는 갤럭시노트4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다수에 LTE RF 트랜시버 칩을 공급한 전문업체다. 신제품 개발 성공으로 스마트폰 단말에 이어 기지국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FCI의 스몰셀 기지국용 LTE RF 트랜시버 칩은 전력증폭기(PA)를 포함한 통합 칩 형태로 700㎒부터 2.7㎓까지 모든 LTE 주파수 대역을 지원한다. 칩 두 개를 활용하면 LTE-A의 주파수집성(CA) 기술까지 지원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산대학교, 콘텔라가 FCI와 컨소시엄을 구성, 국책과제로 이 제품을 공동 개발했다. ETRI와 부산대학교가 PA를, FCI가 RF 개발을 맡았다. 성능 측정은 콘텔라가 했다. 콘텔라는 SK텔레콤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 스몰셀 기지국 전문 생산업체다.
스몰셀 기지국 장비는 100개 미만 이동 단말과 통신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건물 내부에 설치된다. LTE망을 촘촘히 깔기 위해 최근 미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스몰셀 기지국 장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스몰셀 기지국 시장 규모는 27억6000만달러로 전체 통신장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79억달러, 15% 비중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임규현 FCI 상무는 “해외 경쟁사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은데다 개발보드 차지면적이 적고 성능 또한 우수하다는 것이 콘텔라의 성능측정 결과 확인됐다”며 “향후 국내외 시장으로 영업을 본격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RF 칩은 아날로그 무선주파수 신호를 모뎀이 해독할 수 있는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제품이다. 단말단과 기지국 장비 단 모두에 탑재된다. 스마트폰 단말기 모뎀 칩 시장은 퀄컴이 장악하고 있지만 기지국 모뎀은 인텔이 최근 강자로 떠올랐다. 인텔은 지난 2013년 마인드스피드의 무선인프라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LTE 기지국 모뎀칩 기술을 확보했다. FCI 기지국용 RF 칩 역시 인텔 기지국용 모뎀과 호환되는 제품이다. 향후 5G 인프라 시대에도 FCI 스몰셀 기지국 칩은 계속 활용될 전망이다.
1998년 설립된 FCI는 2007년 미국 나스닥 상장 업체인 대만 실리콘모션에 매각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FCI는 대만 자본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지만 개발진이 모두 한국인인데다 미국 업체가 주도하는 기지국 RF 칩 시장의 대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