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무 한양대 총장 "일자리 창출하려면 정부-기업-대학 삼중나선 혁신 필요"

이영무 한양대 총장 "일자리 창출하려면 정부-기업-대학 삼중나선 혁신 필요"

“일자리 창출은 이공계 석·박사생 기술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가능하다. 정부, 기업, 대학이 동시에 혁신하는 삼중 나선구조(Triple helix)로 변해야 한다.”

이영무 한양대학교 총장이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국회-한림원 과학기술혁신연구회포럼`에서 `이공계 청년 일자리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이공계 인재들이 `평생 직업은 고사하고 10년이나 버틸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배경을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문제에서 찾았다. 근시안적인 정부 이공계 정책과 모험을 회피하는 대기업 문화를 비판했다

그는 “2000년대 초부터 정부 R&D를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꾼다고 선언했지만 11년 후인 지금도 언제 추격이 끝나고 선도형으로 바뀔지 여전히 모른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시스템에서 R&D 프로젝트가 살아남을 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기업을 두고도 비판했다. 그는 “기업이 청년에게는 도전정신을 강조하면서 정작 기업은 도전정신이 소멸돼 가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는데 여기에 투자하거나 관련된 기업이 있는지”라고 반문했다.

대학 예산 사용에서도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의과대학을 신분 이동 사다리로 보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을 강력히 억제하는데, 결국 공대를 포함한 다른 단과대학 수익으로 벌충해 운영한다. 그사이 이공계 학부 교육은 피폐해지고 대학 교육은 현장과 멀어지고 있다.

이 총장은 “이공계의 현장감 있는 교육을 위해 실험실습이 확대돼야 하는데 로스쿨과 의대에 투자하느라 충분한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서 “정부 정책이 학부생 보편 교육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정책 1순위로 이공계 석·박사 장학금에 맞춰져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내는 우수한 인재의 이공계 유입→신기술 개발→신산업과 신시장 창출→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가 깨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는 이공계 석·박사 기술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려면 이들이 `돈 걱정` 없이 연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총장은 “정부, 기업, 대학이 혁신하는 삼중 나선구조로 변해야 하고 기업은 대학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시장 창출을 위해 더 많은 모험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면서 “대학은 교육에 대한 혁신적 고민과 반성을 하고, 정부는 이공계 석·박사와 공학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