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여러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아프리카TV는 긍정적인 영향력 역시 무시 못 한다.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자율성’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한층 더 발전한 콘텐츠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아프리카TV 하루 평균 동시 방송 개설 수는 3500개 이상이고 회원 수는 1000만 명 이상이다. 아프리카TV 측에서는 공적인 방송보다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같이 자유로운 소통 공간의 성향이 더 크다고 하지만, 사실상 한 사람이 대다수 상대로 방송을 이끌어가고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이미 유튜브에도 아프리카TV를 검색하면 총 11만 8000만 건이 나오고, 1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동영상이 상당하다.
아프리카TV에는 현재 수천 개의 콘텐츠를 이용한 방송이 있다. 가장 많게는 유명한 온라인 게임 등을 직접 참여하며 방송하는 게임 방송, 요리 방송, 푸짐한 음식을 시청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먹는 ‘먹방’, 스포츠 방송을 중계하는 스포츠 방송, 음악 방송 등 무수히 많은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이중 일반인인 BJ가 방송계로 진출한 사례나 빛을 보지 못하던 방송인이 개인 방송으로 역량을 드러내 입지를 쌓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1년에는 아프리카TV 출신 BJ들이 진행하는 온게임넷의 'G맨 게임종결자'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에는 BJ 대정령과 로복, BJ 뷜랑 등이 두각을 드러내며 활동을 하고 있다.
BJ 최군은 MBC 16기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데뷔 당시 활동량과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오히려 아프리카TV 방송을 통해서 대중성을 띠고 있는 인물이 됐다. 그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력이 적지만, 오히려 유튜브, 아프리카TV 방송으로 인해 대중적인 인물이 됐다.
최군은 “아프리카TV로 인해 인기를 정말 많이 실감한다. TV 방송에 제한을 두고 출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TV 방송에 출연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TV를 시청한 후로 길을 가다가도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고, 데뷔 당시 활동했을 때보다 더욱 인기를 얻으니 아프리카TV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아프리카TV로 자유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방송하다 보니 TV 방송 등에 출연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만큼 방송을 잘 활용한다면 연예인들보다 훨씬 자유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쌓아나갈 수 있다.
최군은 이런 점을 활용해 TV 방송에 비해 다소 질이 낮다는 아프리카 방송의 편견을 빼고, 유명 스타들을 대거 출연시켜 방송을 진행했다. 또 그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아프리카TV 활동을 꾸준하게 하며 아프리카TV를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 왕쥬, BJ쇼리, 돌+I 신동훈, 범프리카, 돌프, 대도서관, 더 디바, 세야, 벤쯔 등의 끼와 재능 있는 BJ들이 ‘화성인 바이러스’, ‘놀라운 대회 스타킹’, ‘세바퀴’, ‘무한도전’, ‘화성인 X파일’, ‘동상이몽’, ‘김국진의 현장박치기’, ‘생활의 달인’, ‘컬투의 베란다쇼’, ‘vj특공대’, ‘강용석의 고소한19’ 등에 출연했다.
먹방 BJ 디바의 경우 해외 뉴스 채널에까지 소개되며 한국의 새로운 풍경에 대해 소개하고, 한국을 알리는 데 일조했다.
걸그룹 다이아 등은 홍보를 위해 데뷔 전 아프리카TV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신인뿐만 아니라 무명 가수들, 연예인 또한 아프리카TV를 통해 손쉽게 자신을 알릴 기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다이아의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는 “아프리카TV는 아무래도 핸드폰이나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편리하고 쉬운 방법으로 접할 수 있고 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소통 매개체였다. 다이아 멤버들이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와 함께 게임도 같이하고 실시간으로 채팅을 통해 대화도 했었다. 신인 걸그룹에게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층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장점이 있었다”며 “아프리카TV는 기존의 신인 걸그룹이 많이 사용하는 매개체는 아니었다. 요즘은 TV 방송뿐만 아니라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이러한 방송들이 많이 발전했다. 아프리카TV 사용자분들께서 많이 알아봐줘서 인지도 면에서는 확실히 효과를 얻었던 것 같다. 또 이렇게 소통을 자주하다 보니 다이아 친구들에게 ‘스킨돌’이라는 애칭이 생기기도 해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프리카TV는 선거운동 영역까지 손을 뻗고 있다. 지난 2012년 대한민국 19대 총선 선거 운동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아프리카TV 등의 개인 방송도 실시간 선거 운동 방송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명 후보들의 방송 등장이 관심과 토론을 끌어냈고, 19대 총선의 하루 평균 아프리카TV 선거방송 누적시청자수는 10만 명에 이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최근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어려운 현실에서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방송을 꾸밀 수 있다. 방송은 방송이라는 틀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사업 수단이 될 수 있고 취업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아프리카TV는 “아프리카TV의 인기는 뉴미디어의 사용 비중이 증가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 특히 젊은 층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들이 선호하는 뉴미디어를 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급률 확대와 4G+5G 통신의 발달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라며 “빠르게 확산하는 대중문화 소비계층인 10대 20대가 뉴미디어 환경에서의 소비+제작이 익숙해지고 주체가 됨에 따라 화제를 모으고 퍼지는 속도가 더울 빨라졌다. 기성 미디어가 기성세대들에 의해 제작되는 전략적 기획물이라면, 뉴미디어 환경에서의 콘텐츠는 주인이 시청자(유저)이고 누구나가 될 수 있다. 이에 발맞추어, 연예인들은 과거 풀메이크업된 모습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완벽함’이 키워드였다면, 이제는 ‘옆집 누나, 동생’처럼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BJ가 방송을 이끌어가지만, 사용자 누구나 그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일방적인 성향이 강한 TV 방송과 달리, 개성과 목소리를 내는 것에 민감한 젊은 층에 더욱 사랑받는 요인이 있다.
아프리카TV는 “이러한 콘텐츠 제작과 소비의 행태들이 아프리카TV에서 더욱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콘텐츠의 주체가 대중(유저, 팬)이기 때문이다. 가령 다른 포털사이트의 경우 주인공은 방송을 켠 ‘셀럽’이다. 셀럽이 뭘 하든 대중은 좋아 해준다. 채팅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채팅창에서는 셀럽의 일방향적인 소통 내용이 주를 이룬다. 아프리카TV에서의 대중과 셀럽은 갑과 을이 아닌 서로 콘텐츠와 이야기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셀럽은 이야기의 주제를 던지고 대중은 이야기에 살을 붙인다. 이게 더욱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