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아프리카에서 장기간 활동하고 있는 BJ 까루와 최군,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엔터온에 최근 일어난 사건 사고 등에 대한 생각, 앞으로 아프리카TV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Q. 현재 방송가에서는 1인 미디어, 대중과 소통 예능이 떠오르고 있다. 이런 포맷이 왜 트렌드로 자리 잡았을까?
“SNS의 급격한 발달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핵가족화, 출산율 저조 이런 것들이 맞물려 이제는 혼자 시대가 도래 한 것 같다. 그래서 ‘혼술’, ‘혼밥’, ‘혼여족’ 같은 말들이 생겨났는데 그중에 아프리카TV는 혼자이면서도 결코 혼자가 아닌 소통문화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로움을 SNS로 달래는 시대, 친구들과 얼굴은 자주 보지 못하지만 SNS나 문자, 카톡으로 항상 연락하고 더 나아가 ‘실시간’이라는 핵심적 요소가 많은 이들에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있는데 인간이 사회적 동물인 것은 맞으나 반드시 얼굴을 보고 만나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관심을 받고 싶어 하기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래서 BJ가 꼭지점이 되어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TV에서 소통함으로써 트랜드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까루)
Q. 아프리카TV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아프리카TV BJ가 과거에는 취미로 시작되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해왔지만, 요즘에는 직업이 되어버린 사람들도 많다. 나의 경우 9년 동안 아프리카TV BJ로 활동했다. 지난 2007년 7월, 과학강사를 하며 취미로 시작했다. 그 후 2007년 11월경 별풍선 제도가 생겨 수입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과학강사를 접고, 이제는 전업 BJ로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직업창출이랄까? 과거에는 BJ라는 것이 직업군에 없었지만, 이제는 직업이 되어버린 셈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에 BJ라고 쓰는 아이들이 많아진 것도 그 반증이 아닐까 한다”(까루)
“한 때 연예인을 섭외할 때 ‘왜 우리가 지상파, 케이블 방송에 나와도 부족한 시간에 굳이 인터넷 방송에 나가야 하느냐’라는 인식 때문에 섭외를 거절당할 때가 많았다. 특히 과거엔 아프리카TV에 대한 이미지가 저질, 삼류 등 나갈 필요 없는 방송으로 치부됐다. 사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도 있지만, 이제는 인터넷 방송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더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강남 스타일’의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서 스타가 됐고, 이런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연예인들 또한 SNS를 하고, 이런 콘텐츠 등을 통해 영화, 음원 홍보를 할 수 있다”(최군)
Q. 최근 아프리카TV 내에서 몇 사건이 크게 논란이 된 적 있다. 이런 사건에 대해 BJ로서 어떤 입장인가?
“문제가 있는 방송들은 요즘보다 예전에 더 있었던 것 같다. 다만 관심이 없었을 뿐이다. 예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요즘엔 워낙 아프리카TV가 인기도 많아졌을 뿐더러 언론들에서 견제식의 보도를 많이 한다. 이런 과정에서 부풀려지면서 보도되는 부분도 있다. 오히려 예전에 자극적인 방송이 더 많았다. 요즘에는 콘텐츠, 주제 등이 있고, 모니터링도 강해졌기 때문에 문제되는 방송이 많이 줄었다”(최군)
“몇몇 소수의 BJ가 실수를 하고(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반복적인 사건사고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정말 미미하다. 오히려 더 좋은 방송들이 많지만, 항상 여타의 매스컴들은 더 좋은 것들에는 관심을 주지 않고 미미한 안 좋은 부분에만 초점을 잡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까루)
Q. 개인 방송으로 다수의 시청자를 만나는 만큼 일부에서는 BJ의 자격 요건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BJ로서의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없게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BJ들이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도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고, 문제를 일으킨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 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아프리카TV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음주운전이 일어났는데 현대자동차에서 원인을 찾으면 안 되는 거다. 그것은 운전자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군)
“아프리카TV는 본래 ‘A=Anybody, FREE=FREE, CA=casting’로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자유를 넘어선 방종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책임과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같은 경우에는 너무 타이트하다는 생각도 든다. 지상파에서는 가능한 것이 인터넷방송에서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술을 마시는 장면이 버젓이 나오지만, 아프리카TV에서는 술 마시는 장면을 송출하려면 19세 이상 설정을 걸어야한다. 물론 아프리카TV 쪽에서 BJ들의 방송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규율을 만들어 놓은 거다. 자체 규율도 있지만, 그 외에 너무 타이트하게 간섭하고 몰아붙이면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정도는 지켜야겠지만.” (까루)
“기존 미디어든 뉴미디어든 셀렙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중의 관심사라는 데서 같다고 본다. 다만 아프리카TV라는 미디어를 지상파 방송 등 기존 미디어와 동일시하고, 같은 규제의 잣대를 적용하려고 하는 시도들에 대해서는 그 차이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TV)
Q. 아프리카TV를 조금 더 영향력 있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과거에는 10명 중 1명만 아프리카TV를 알았지만, 요즘은 10명 중 9명이 아프리카TV를 안다. 그만큼 아프리카TV는 널리 알려졌고, 많이 발전해왔다. 거기에 맞춰 BJ도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숙고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일종의 책임감이 더 커진 것이다. 이제는 BJ들의 말 한마디에 많은 사람이 동요하고, 움직일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인터넷 투표 같은 경우에도 BJ들이 방송하며 투표를 독려할 수 있는 부분이 그렇다. 특히 인터넷방송 BJ는 팬덤층이 두터워서 일반 연예인들보다 스타성이 더 강하고, 팬들의 충성심도 강하다고 할 수 있다.”(까루)
Q. 아프리카TV로 볼 때 앞으로 방송 관련해서 어떤 영역의 콘텐츠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
“아프리카TV를 볼 때 앞으로의 방송 영역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이제는 TV에서 했던 많은 부분을 아프리카TV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보전달 프로그램이라든지, 예능, 드라마, 스포츠, 여행 등등. 예를 들어보자면 여행 하나만 놓고 생각했을 때에도 걸어서 XXXXX, 세계여XXXX 같은 프로그램들처럼 화질도 좋고, 짜임새 있고, 유용한 정보도 주는 프로그램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프리카TV만의 강점이 있다. BJ가 직접 그 지역을 여행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한다고 생각해 보면 오히려 몰랐던 사실과 정보들을 채팅창을 통해서 알아갈 수도 있고, 편집 없이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니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마치 함께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이 들 수도 있을 거다. 예능도 이제는 아프리카TV식의 돌발적이고, 창의적이고, 편집 없는 라이브 예능이 대세가 될 듯하다. 이제는 시청자들도 편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작성 있는 예능은 재미가 없다고 한다. 심지어 어린아이들도 TV가 재미가 없다고 하는 시대이다. 과거 라디오에서 TV로 주 방송영역이 옮겨지듯이(비록 라디오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TV에서 몇몇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이제는 인터넷 1인방송이 중심이 되어 보다 더 다양하고 더욱 더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들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까루)”
“지금 우리나라 인터넷 방송은 국내에 한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들이지만 많은 한국 BJ들이 중국, 일본 등에 스카우트 되고 있다. 향후 몇 년 뒤에 언어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기술이 발달하면 다양한 방송들이 더 생길 것 같다. 예를 들면 ‘누구와 함께 하는 상해 먹방’, ‘광저우 길거리 생방송’, ‘국경에서 만난 황치열’, ‘중국 대륙 영화 촬영 현장’부터 중국에서 한국 연예인 싸이 등을 만나서 인터뷰할 수도 있다. 특히 우리는 영화로만 봤던 해외의 명소 등을 찾아가는 방송을 하고, 중국 동물원에 가서 판다에게 대나무도 먹여주는 방송을 할 수도 있다. 이런 방송은 실제로도 국가 간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 같다. 현재 스위스에서 함께하는 하이디 먹방 같은 게 있다. 앞으로는 국내를 넘어선 소통 방송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최군)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