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풍`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백악관의 주인이 된 것이다.
당초 선거 판세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주도권을 쥐었다.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세계는 클린턴의 승리를 확신했다. 트럼프는 한 때 지지율 격차가 두자릿수대로 벌어져 수십년 만에 최악의 `완패`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을 정도다.
그렇지만 클린턴의 건강문제가 터지고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로 판이 흔들렸다. 선거 전날 판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초박빙 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래도 선거 당일 대부분의 언론과 여론조사는 클린턴의 우세를 점쳤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예상을 뒤엎고 브렉시트가 이뤄졌듯이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우려했던 `트럼프 리스크`는 현실이 됐다. 국내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소폭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한때 1,931.07까지 밀리다가 1958.3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92% 떨어진 599.7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1.28%가 올랐다.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5.3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2%가 빠졌고 홍콩 항셍지수도 2% 이상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은 우리 경제에 미국의 금리인상보다 더 큰 악재라는 평가다. 시장에 선반영 된 금리인상과 달리 트럼프 리스크는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유세기간 중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방위비 분담에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했다. 국제 통상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하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최순실 파문으로 국정이 극도로 혼란스럽다. 현재 경제팀은 동력을 잃었다. 새로운 경제 수장 임명도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아무리 대책회의를 한다고 해도 힘이 실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긴박한 상황이니 국가 경제를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작동시켜야 한다. 경제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해야 수렁 탈출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정치권이 역량을 발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