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전기차 판매량이 정부 목표치 대비 30%에도 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보다 63% 이상 성장해 구매 보조금이 동났다. 업계는 전기차 위주의 친환경 자동차 보급지원 정책을 현실성 있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전기차 판매량은 28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당초 정부는 올해 8000대 보급을 목표로 보조금 1485억원을 준비했다. 지난해 예산보다 두 배로 늘린 수치다. 지난 8월에는 추경 예산안을 통해 644억원을 추가로 확보, 연말까지 1만대를 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까지 목표 달성률은 30%도 안되는 상황이다. 사실상 연말까지 1만대 판매는 불가능하다. 올해 3000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현재 300대도 팔지 못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하이브리드, PHEV,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체 판매대수는 국내 완성차 4만1607대, 수입차 1만2467대 등 총 5만4074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9.5%가량 성장한 수치다.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압도적인 성장세에 의한 것이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5만1244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3%가량 성장했다. 올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기아자동차 `니로`, 토요타 `프리우스` 등 신차 출시가 이어지면서다. 이미 올해 보급 계획인 4만400대를 넘어섰다. 이 중 하이브리드 보조금을 받은 차량은 3만3458대로, 전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의 65.3%를 차지했다.
환경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97g/㎞인 소형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보조금 100만원을 지원한다. 올해 하이브리드차 구매 수요가 몰리자 환경부는 예산이 남은 PHEV 보조금을 전용해 하이브리드차 구매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현 추세라면 연말까지 추가 예산도 거의 소진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최근 `2017년 예산안`에 내년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2643억원으로 올해보다 77.9% 증액했다. 하이브리드차 예산은 올해보다 13.1% 증가한 525억원으로 편성했다. 친환경차 보급 계획도 전기차는 올해 목표보다 50%가 늘어난 1만5000대, 하이브리드차 5만300대 등으로 세웠다. PHEV는 하이브리드 예산에 모두 포함시켰다. 올해 판매량이 워낙 미비해서 따로 분리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예산 산정이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기차보다 오히려 하이브리드차(PHEV 포함) 보조금 확대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PHEV는 대당 500만원 밖에 안하는 보조금으로는 시장 확대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게다가 PHEV 신차가 거의 없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PHEV 신차가 대거 쏟아질 예정이지만, 정부는 당초 발표한 전기차 위주의 친환경차 보급 계획에만 맞춰 보조금 예산안을 꾸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친환경차 정책이 전기차 보급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하이브리드, PHEV, 수소연료전지차 등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전기차 보급 목표 대수에 집착하지 말고 보조금 항목을 `친환경차`로 통일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내년 6월까지 내년 6월까지 급속충전기 1165기, 완속충전기 1만321기가 추가로 설치해, 2017년 전기차 누적 보급 3만대 목표 달성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