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세계 1위 외장 그래픽카드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다. 최근 1년 새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주가가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GPU 전문업체로 유명하지만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VR) 같은 미래 산업에서 GPU 채택이 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대만에서 태어난 젠슨 황이 설립했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오리건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후 1993년 엔비디아를 설립했다. 초창기에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기획했지만 인텔 등 선점 기업 때문에 시장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해 GPU로 눈길을 돌렸다. 1999년 세계 최초로 GPU를 선보인 후 지금까지 10억개 이상 GPU를 판매했다. 다중 코어 GPU는 뛰어난 다중 연산이나 숫자, 알고리즘 처리 능력을 자랑한다.
`지포스(GeForce)` 시리즈 브랜드로 유명한 그래픽카드 칩셋과 `엔포스(nForce)` 브랜드로 알려진 메인보드 칩셋이 있다. 이밖에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용 그래픽 카드 칩셋 쿼드로(Quadro) 시리즈와 고성능 컴퓨팅용 카드 테슬라(Tesla)시리즈도 있다.
엔비디아 GPU는 게임용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및 자율주행차용 AI에 사용되고 있다. 올해 3월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펼친 구글 딥마인드 AI `알파고`에는 엔비디아 GPU가 176개나 탑재됐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리바바, 바이두 등에도 데이터센터용 GPU를 공급했다. 데이터센터는 CPU만으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이터에 대응할 수 없다.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엔비디아 GPU는 저렴한 비용으로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채용이 늘고 있다.
엔비디아는 사람이 운전하는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주차장에서 주차하는 법, 원뿔형 도로 교통 제어 표지판 등을 피해가면서 운전하는 법, 운전 사각지대 통과 방법 등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AI 운전기술도 선보였다.
`드라이브 PX2`는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는 차량용 슈퍼컴퓨터 플랫폼이다. 차량 주변 상황을 전방위적으로 인식하기 위해 대량 그래픽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운행 궤도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도록 높은 연산 성능을 자랑한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자사 자동주행기능 소프트웨어 `오토파일럿 2.0` 플랫폼으로 엔비디아 드라이브 PX2를 채택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엔비디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20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4% 늘었다고 밝혔다. 주당 이익은 83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었다.
실적 호조는 AI 관련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93% 증가했다. 자동차 부문은 1억27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1% 늘었다. 핵심인 게임부문은 12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63% 늘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내비게이션 업체와 AI 기반 자율주행용 클라우드 매핑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다. 또 AI를 기반으로 한 로봇 생산성 향상과 공장 자동화 시스템 개선을 위해 로봇 제조 선두기업 화낙과 기술 제휴했다.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오디오·비디오 내비게이션 플랫폼용 프로세서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자동차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아우디와 볼보의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엔비디아 기업현황>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