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살아있는 사용자 프로필에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추모 배너를 띄우는 실수를 저질렀다. 심지어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버커도 사망자 프로필 해프닝 대상에 포함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페이스북이 일부 사용자 프로필에 `추모` 배너를 띄우는 오류를 범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 약 17억명 중 200만명 계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메일은 프로필에 `추모` 배너가 걸린 페이스북 사용자 캡처 화면 일부를 공개하며 `끔찍한 오류(terrible error)`라고 지적했다.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을 사망자로 표시하는 것은, 당사자 입장에서 상당히 불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프로필에도 추모 배너가 달렸다. `마크 저커버그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배너에는 “마크를 추모하는 가족, 친구, 지인들이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위안을 얻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분노한 SNS 이용자가 관련 버그를 양산해 벌어진 일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선거 이후 페이스북은 허위 정보를 양산해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뉴스 등을 포함한 허위 정보를 거르지 않고, 그대로 노출하면서 여론을 움직였다는 주장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선거 이후 많은 사람들이 허위 뉴스가 이번 결과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며 “페이스북에서 보여지는 99%의 콘텐츠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허위 뉴스를 막는 것은 우리의 책임”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프로필 추모 배너 오류는 몇 분간 지속됐고, 문제를 발견한 후 즉시 조치했다”며 “끔찍한 오류가 발생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