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 전장기업 하만 인수...사상최대 빅딜로 車전장 퀀텀점프 노린다

국내 M&A 사상 최대…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

삼성전자, 미 전장기업 하만 인수...사상최대 빅딜로 車전장 퀀텀점프 노린다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 전문 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신성장 분야인 자동차 전장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퀀텀 점프를 노린다. 인수합병(M&A)은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기업 인수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커넥티드카와 오디오 분야 전문 기업인 미국 하만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 인수 총액은 80억달러(9조3380억원)에 이른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 고속 성장하는 커넥티드카용 전장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에 따르면 커넥티드카, 카오디오, 서비스 등 하만이 영위하는 전장 사업은 지난해 450억달러(약 52조7625억원)에서 2025년 약 1000억달러(117조2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무선통신을 이용한 SW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 전장 사업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매출은 직전 12개월 기준 70억달러(8조2075억원), 영업이익은 7억달러(8204억원) 수준이다. 매출의 65%가 전장 사업에서 발생했다.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매출 약 6배에 이르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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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은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에서는 이 밖에도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며 세계 시장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준비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등 분야를 두루 섭렵하면서 전장 사업 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다졌다.

삼성전자는 5G통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 부품 및 UX 기술과 모바일, 소비자가전(CE) 부문과 전장사업 노하우 결합해 각종 혁신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TV, 스마트폰, 가상현실(VR) 부문에서도 하만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과 하만의 공연장, 영화관용 음향, 조명기기 사업과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디네시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IT가 자동차 분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 분야를 고루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인수를 계기로 고객에게 혁신 및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 승인을 거쳐 2017년 3분기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만은 인수 이후에도 삼성전자 자회사로서 현 경영진이 운영한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