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강화`를 외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애플의 중국 시장 공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은 트럼프의 무역전쟁을 우려, 애플 아이폰을 인질로 삼으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 공들인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中 “무역전쟁? 어디 할 테면 해봐”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가 중국 수입품에 45% 관세를 부과하면 애플의 중국내 아이폰 판매는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미국산 콩·옥수수 수입을 중단하고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 학생 수도 제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중국산 제품에 45%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취임 후 100일 동안 추진할 과제에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역 마찰이 불가피해졌다. 이른바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공약이 실현되는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취임 이후 미국이 중국 타이어에 35% 관세를 붙이겠다고 한 이후 중국은 미국 닭고기와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 조치를 취했다”며 “그 결과 중국과 미국은 모두 손실을 입었고 오마바 행정부는 더이상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가 중국 제품에 45%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과 미국의 무역은 마비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 무역 관계를 훼손하면 무능하다는 비난은 물론,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애플, 중국에 공들인 탑이 무너질 수도
중국이 트럼프 무역전쟁의 인질로 `아이폰`을 지목하면서 애플 입장이 난처해졌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까지 공들인 탑까지 모두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3분기 애플의 중국내 아이폰 출하량은 820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시장점유율은 7.1%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2계단 하락한 5위에 머물렀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부의 상징`으로 통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끌어온 것도 옛말이 된 것이다.
애플은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국 내수 기업의 무서운 성장세에 밀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7월에는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중국내 반미 감정이 격화, 아이폰 불매 운동까지 일어났다.
애플은 일찌감치 중국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공을 들어왔다. 우리나라에는 한 개도 없는 애플스토어를 중국에서 무려 40개나 오픈했으며 연내 중국 베이징에 아시아 최초 애플 R&D센터 문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내년에는 중국 IT 중심지 선전에 추가 R&D센터를 개설한다. 중국내에서 좁아지는 입지를 `구애` 전략으로 타개하겠다는 의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당선으로 `애플 위기론`이 불거지자 직원들의 흔들리는 마음 잡기에 나섰다. 그는 최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애플의 목표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며 “혹시 주변 동료가 불안해하고 있다면 격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과 무역마찰이 일어날 경우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14일 애플주가는 2.7% 하락한 105.71달러에 마감됐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