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효율이 높으면서 신체 부착이 가능할 정도로 유연하고 가벼운 신축성 무기 태양전지 제작 기술이 개발됐다.
조성진 경북대 에너지공학부 교수와 김동호 재료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물에 쉽게 녹는 산화게르마늄 분리층을 이용해 신축성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제작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층에 적용 가능해 신축성 전자소자 구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수요 증가로 신축성 있는 태양전지 개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개발된 신축성 태양전지는 대부분 유기물 기반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태양전지 효율과 안정성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기존 무기 태양전지는 효율과 안정성은 높지만, 고온 공정으로 인해 신축성 태양전지 제작이 불가능했다.
조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온 공정으로 제작된 태양전지층을 신축성 있는 기판으로 옮기는 트랜스퍼 프린팅(Transfer printing) 기술을 활용했다.
트랜스퍼 프린팅 기술은 태양전지층과 기판 사이에 분리층을 추가, 분리층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태양전지층을 신축성 기판으로 옮기는 기술이다.

기존 트랜스퍼 프린팅 공정은 금속 혹은 유기물로 분리층을 사용해 불산, 염산 등 강한 산성 용액으로 분리층을 제거해야한다.
태양전지층이 강산에 노출되면서 손상을 받아 효율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또 유기물 분리층은 고온에서 변형이 일어나 고온 공정에 사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물에 녹는 산화게르마늄을 분리층으로 사용해 태양전지층의 손상 없이 트랜스퍼 프린팅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물에 용해 가능한 산화게르마늄 분리층은 반도체를 손상시키지 않는 물로 분리층을 제거할 수 있다. 고온 공정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물에 녹는 분리층을 이용해 50%까지 잡아늘인 상태에서도 효율의 변화가 없는 신축성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를 제작했다.

조성진 교수는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는 매우 얇은 박막으로 제작이 가능해 가볍고 에너지 효율도 매우 높지만, 신축성을 부여하기 위한 분리층에 대한 연구는 전무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물에 용해 가능한 분리층은 종이, 플라스틱 등과 같은 다양한 기판으로 옮겨 신축성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를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재료 연구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11월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