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 ┃방송] 4%대 시청률 '우사남',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ON+View ┃방송] 4%대 시청률 '우사남',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우사남’이 만두는 빚으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은 제대로 빚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KBS2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 시청률이 불안정한 추이를 보이더니 급격하게 추락했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 시청률은 9.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순조롭게 시작해 2회에서는 10.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이후 7~8%대를 넘나들다가 어느 순간 6%대로 떨어지더니 7회 방송분에서는 4.9%라는 처참한 기록을 남겼다.

현재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는 13%대를 돌파하며 적수 없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10.0%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앞서 방송된 전작들도 10%대로 종영한 것을 살펴보면, ‘우사남’의 현재 시청률은 독보적으로 낮은 성적이다.

긴가민가하던 시청자들이 지지부진한 ‘우사남’ 대신 경쟁작들에 마음을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 어쩌다가 ‘우사남’의 시청률이 반토막이 났을까.

우선 ‘우사남’은 긴장감 없고 어수선한 전개가 맹점이다. 고난길(김영광 분)과 홍나리(수애 분)에 얽힌 과거와 비밀들이 너무 빠르게 밝혀지며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 것이다. ‘사이다 전개’라 호평 받을 만한 속도감이 아니라, 다소 싱거운 방식으로 풀어헤쳐진 이야기들은 너무나 예측 가능했고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ON+View ┃방송] 4%대 시청률 '우사남',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메인스토리 없이 이것저것 건드려놓은 이야기 또한 드라마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다. 난길과 다다금융에 얽힌 이야기, 난길의 건강이상, 난길과 나리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권 팀장(정경순 분)과 나리 엄마의 관계, 나리가 풀지 못한 엄마의 비밀 등 벌려놓은 사건들이 많다. 때문에 중심을 잡아주는 요소 없이 매 회가 하나하나 따로 노는 감이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사를 통해 “웹툰 원작답게 그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이 초반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수애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만했고, 김영광의 가벼움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연기도 괜찮아 보였다”면서 “하지만 이 발랄한 느낌이 어떤 굵직한 한 가지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하고 자잘한 에피소드로만 이어지면서 드라마가 마치 시트콤 같은 느낌을 주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 와중 가장 중점적으로 흘러가는 건 난길과 나리의 러브라인이다. 극 초반부에는 난길이 서류상 나리의 아버지로 되어 있는 이유와 그로 인한 재미가 주를 이뤘다. 5회부터는 나리가 난길을 향한 마음을 깨달으며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됐다. 연하남이 새아버지라는 파격적인 관계설정이 맥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문제는 둘의 관계에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나리가 난길에게 마음을 빼앗긴 이유로 난길이 어머니와 자신을 끔찍이 챙기고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짝사랑해왔다는 사실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ON+View ┃방송] 4%대 시청률 '우사남',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그 전까지는 두 사람 사이에 기묘한 기류가 흐르지 않았다. 그나마 난길이 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는 사실은 눈치 챌 수 있었지만, 로맨틱코미디 특유의 설렘 가득한 ‘썸’을 느낄 수 없었다. 5회에서 난길이 나리에게 “날 남자로 보는 거 아니지?”라며 넌지시 러브라인을 암시하는데, 오히려 대사가 다소 뜬금없이 느껴지는 이유다.

드라마의 주축을 이루는 애정관계 마저 충분한 과정 없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권덕봉(이수혁 분) 캐릭터가 삼각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뻔하더라도 흥미진진한 분위기도 연출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김영광과 수애가 아무리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해도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난길은 멋있고 듬직한 연하남, 나리는 여리면서도 당당하고 사랑스러운 스튜어디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두 사람의 감정선을 명확히 보여주고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16부작인 ‘우사남’은 이제 딱 절반을 지났다. 설상가상으로 곧 MBC 새 월화드라마 ‘불야성’이 첫 방송된다. 지금 다시 시청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앞으로도 비슷한 자리에서 맴돌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영광과 수애가 알콩달콩한 케미를 발산하거나, (예측 가능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들이 느슨한 얼개를 다시 조인다면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과연 ‘우사남’이 다시 시청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매료시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듯하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