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차량용 레이저 헤드램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이저 헤드램프는 발광다이오드(LED)나 고휘도방전램프(HID), 할로겐이 아닌 레이저를 광원으로 쓴 차세대 고부가 제품이다. 디자인 자유도가 큰 데다 조사 거리가 수백 m에 달해 고급차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며 LG이노텍은 최근 레이저 헤드램프에 쓰이는 색 변환 플레이트(Plate)를 개발했다. 유색을 띠는 레이저 광원을 차량 헤드램프에 적합한 흰색 등으로 바꿔주는 형광체다.
LG이노텍은 지난해에도 레이저 헤드램프용 광 모듈을 개발했다. 실제 광원을 쏴주는 헤드램프 핵심 부품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600m 조사 거리를 갖췄다. 헤드램프 완제품 설계에 따라 조사거리는 달라질 수 있지만 수백m
조사는 충분히 가능한 성능이다.
LG이노텍이 레이저 헤드램프 요소기술을 하나씩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가 차세대 차량 등화장치로 각광받기 때문이다. 한때 고급 선택 스펙이었던 HID, LED 같은 광원이 대중화되면서 고급차 차별 요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레이저는 빛의 직진성이 강하다. 이 때문에 할로겐 램프보다 70%, HID보다 50% 이상 조사 거리를 늘릴 수 있다. 독일 BMW 등 프리미엄 완성차 회사는 이미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내에도 시판되는 신형 7시리즈가 레이저 라이트를 장착했다. 상향등 최대 조사 거리가 600m에 달한다.
레이저 헤드램프는 광원부가 작아 디자인 자유도도 높다. LED나 HID보다도 광원이 작기 때문에 아주 얇은 선형 헤드램프를 구성할 수 있다. 디자인과 개성이 중요한 자동차 외장 부품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부품 회사들도 잇따라 이 기술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도 레이저 헤드램프를 개발 중이다. 차량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LG이노텍에도 등화장치는 주요 사업 영역이다.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22.4%를 전장부품사업부에서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6.5%포인트 늘어난 비중이다. 올해 수주 목표인 3조원 수주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저 헤드램프는 제어 기술 개발이 향후 과제다. 강한 직진성, 긴 조사 거리 때문에 철저한 제어가 필요하다. 맞은 편 차량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조사각, 조사 거리를 조정해야 한다. 조사 거리를 차량 속도에 맞춰 조절하는 기술 역시 레이저 헤드램프 상용화 조건으로 꼽힌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레이저 헤드램프는 선행 개발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는 기술”이라면서 “정확한 사업화 계획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