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네트워크(SNS)에 퍼진 가짜 정보로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도왔다는 비난을 받아온 페이스북이 강력한 `가짜 뉴스` 방지책을 내놓는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페이스북은 점증하는 증오 연설과 폭력, 허위 뉴스에 맞서 싸워나가기 위해 우리 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지니어로서 이 일이 얼마나 힘든 지 잘 알지만, 나는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의 이 같은 발언은 `가짜 뉴스 양산`에 대한 이전 반응과 확연히 다른 것이다. 일주일 전만해도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한 가짜뉴스가 대선판을 바꿨다는 비난 여론에 “가짜 뉴스는 1%도 안 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가짜뉴스가 대선판을 흔들었다는 주장은 미친 소리”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이후 `가짜 뉴스`가 페이스북에서 엄청난 리액션과 댓글이 달렸을뿐 아니라 전통 미디어 뉴스 조회 수를 추월했다는 구체적 분석 자료가 나오면서 페이스북은 “아무 상관 없다”던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지난 15일에 “가짜뉴스로 돈을 버는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에서 한 저커버그 말은 이보다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미 언론은 새로운 페이스북 조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탐지하고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개발하는 것과 이용자들이 거짓 정보를 쉽게 신고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기존 팩트 확인 단체와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저커버그의 `거짓 뉴스` 방지책에도 불구 “페이스북은 누군가를 공격하는 합법적인 정치풍자와 같은 콘텐츠를 검열하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스스로를 언론이 아니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여기는 페이스북에 이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APEC 회의에서 `글로벌 연결`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만일 우리가 아직도 온라인 세상과 연결되지 않은 40억 명 사람을 연결할 수 있다면, 수 억 명 사람을 빈곤으로부터 구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APEC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정장에 넥타이까지 맨 차림으로 강연했다. 그는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세계 절반은 경제적 가능성뿐 아니라, 과학, 교육, 의료 부문에서도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면서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