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후사경(사이드미러)을 카메라 모니터로 대체할 수 있도록 규정한 자동차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면서 디스플레이와 관련 부품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그동안 후사경 없는 자동차는 주로 미래 콘셉트카로 제시됐지만 상용화할 수 있는 법률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자동차용 패널 시장은 물론 카메라 부품 등 관련 시장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후사경을 대신해 카메라모니터 시스템으로 차량 전면과 후면, 옆면의 시계 범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관련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자동차 외부에 설치된 후사경을 없애는 대신 차량 내부에 카메라모니터 시스템을 설치해 후사경을 대체하는 시제품을 선보였다. 후사경의 고질적 문제인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고 룸미러와 시스템으로 연계해 기존 거울보다 다양한 시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후사경이 사라지면 차량 외관 디자인을 더 날렵하게 제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일부 개정안이 입법 예고됨에 따라 후사경을 대체하는 카메라모니터 시스템을 개발 중인 기업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LG전자 전장사업부(VC), 현대모비스, 에스엘 등 기존 자동차 부품 제조사들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패널 제조사에도 호재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주간에 태양빛 때문에 시인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 특유 진동, 고온과 저온에도 견딜 수 있도록 OLED 패널 성능을 안정적으로 높이는 게 숙제다.
검사장비 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영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에서 안정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이 작동해 운전자가 시야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자체 성능뿐만 아니라 카메라모니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기능 평가가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후사경을 대체하는 새로운 카메라모니터 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미 해외서도 관련 규정이 마련된 만큼 국내 기업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