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Oppo)와 비보(Vivo)가 중국에서 애플과 삼성을 제친 비결은 오프라인`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 스마트폰 메이커 오포와 비보가 애플과 삼성을 제친 비결을 이같이 분석했다. 오포는 6월 현재 약 2만4000개 매장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한다. 맥도날드 세계 매장의 6배에 달한다. 비보는 약 1만2000개 매장을 확보했다. 오포는 스마트폰 약 90%을 오프라인에서 판매했다. 이들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은 애플과 삼성이 갖지 못한 `무기`다.
2년전 오포와 비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권 밖이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 덕분에 외산업체는 물론 경쟁 현지 업체를 능가하는 스마트폰 메이커로 부상했다.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는 처음으로 화웨이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18%)를 차지했다. 비보는 16%로 2위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팔리는 스마트폰 3대 중 한 대는 오포와 비보 제품인 것이다. 2012년 두 회사 시장 점유율이 2.5 %였던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시장 점유율 1위였던 화웨이는 15%로 3위로 내려 앉았다. 애플은 9%로 5위, 삼성은 7%로 6위에 그쳤다.
오포와 비보는 2005년 설립된 중국 음향·영상 전문 업체 부부가오(BBK)를 모회사로 둔 형제 회사다. 두 회사는 2011년부터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불과 5년 만에 애플과 삼성은 물론 현지업체인 화웨이와 샤오미도 압박하고 있다.
오포와 비보는 지방상권을 쥐고 있는 로컬 판매점을 잘 활용해 업계 판도를 바꿔놓았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전체 판매량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 활용했다.
시장 조사기관 IDC의 진 디 연구원은 “오포와 비보는 판매 이익을 나누는데 적극적”이라며 “보상은 적극적이고 충성도 높은 판매망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회사가 지난 몇 년간 지역 마케팅에 가장 많은 돈을 쓴 회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널리스 아태지역 연구 책임자 니콜 펭은 “양사는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했다. 오포와 비보는 200~500달러대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온라인 프로모션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판매는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 집중됐다. 애플도 중국 전역에 40개 가량 애플스토어가 있지만 대다수는 대도시에 있다. 스마트폰 사용법 설명과 시연을 원하는 중소도시나 농촌 구매자에게는 통하지 않는 전략이다.
결국 오포와 비보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단기간에 복제하기 어려운 플랫폼을 구축했다. 내년 애플이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도입한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제품을 내놓더라도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진 디 IDC 연구원은 “애플스토어가 높은 가격 제품과 독창성이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찬사를 받고 있지만 중국 소비자는 여전히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로컬 매장을 선호한다”며 ”이런 종류의 애프터서비스 지원은 그 자체로 강력한 마케팅 도구“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