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독일 화학업체 B사의 독일 본사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불은 사고 당일 10시간 만에 진화됐다. 4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부상한 사고였다.
B사는 사고 발생 3주 뒤인 이달 7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이프 연결 작업 도중에 처음 불이 났다. 몇 분 안 돼 출동한 소방부 대원의 응급조치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파이프에서 새어 나온 인화성 뷰틸렌 가스에 그라인더에서 튄 스파크가 만나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됐다. B사는 주변 환경에 미친 영향과 공장 가동 일정을 함께 공지했다.
사고 수습은 늘 어렵다. 그러나 꼭 필요한 일이다. 사고 수습은 원인을 밝혀서 추후 반복될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사고 대처가 곧 미래 경쟁력이다.
국내 화학업체 R사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91억원, 영업손실 12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6월 충남 금산공장에서 난 불산 누출 사고로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사고 전 올해 실적전망은 매출 300억~400억원, 영업이익 10억~15억원이었다. 1분기에는 매출 71억원, 영업이익 8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로 출발했다. 사고 한 번으로 영업적자가 12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R사 관계자는 사고 전에 기자와 만나 “안전설비를 확충하고 필요한 조치를 다했다”며 자신했다. 이미 이전에도 비슷한 안전사고가 몇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지난날 호실적을 회복했을 수도 있다. R사는 코스닥 상장 이전인 2013년 매출 430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R사는 2013년 말 코스닥에 상장됐다.
국내 대기업 H사는 지난 8월 폭발사고로 생산을 중단한 울산 가스공장을 3주 만에 재개했다. 올해 3월에 새로 지은 공장이었다. 중국에도 같은 품목의 공장을 짓고 내년 상반기에 가동한다. 그러나 H사 관계자 역시 사고 경위와 자세한 안전 조치를 묻는 질문에 난색을 표했다.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단종한지 한 달이 넘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꼼꼼히 조사하고 원인을 규명해서 다시는 `사고`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