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 한수]<139>기본으로 돌아가기

[이강태의 IT경영 한수]<139>기본으로 돌아가기

우리가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최종적으로 나오는 해법이 `Back To Basic`이다. 젊은 사람들은 이 위중한 때에 무슨 한가한 소리를 하느냐고 하겠지만 결국에는 돌고 돌아서 `Back To Basic`이 최종 해법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문제의 첫 시작은 첫 생각이 잘못된 데서 출발한다. 별로 고민하지 않고 내키는 대로 시작한 작은 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게 되고, 엉뚱한 결과를 부르게 된다. 그리고 그 예상치 못한 결과를 모면하기 위해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그래서 완전히 망하게 된다. 만약 기본이 돼 있었다면 아예 그런 잘못된 첫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나중에 괴로움을 당할 일들이 생기지 않게 된다. 그래서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왜 4차 산업혁명으로 파괴적 혁신이 일상이 된 그런 시대에도 항상 `Back To Basic`이 해법이 되는가.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할 때는 이 세상을 움직이는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자는 뜻이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기본 원칙이라는 것은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 인간의 삶에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 기본 원칙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뜻을 동양에서는 인과보응의 법칙, 서양에서는 대우 받고 싶은 대로 대우하라는 황금 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우리가 겪게 되는 괴로움의 근본은 뿌리지 않고 거두려고 하거나 콩을 심고 팥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를 원하면 좋은 원인의 행위가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모두가 참담해 하고 있다면 그럴 만한 원인의 행위가 있었을 것이다. 유행하는 패러디가 “내가 이러려고 뭐 했냐?”는 것이다. 이것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실망할 때 쓰는 말이다. 이 문구의 본질은 자기가 한 일의 사회적, 국가적, 역사적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자기 행위의 결과가 어떨 것인지 전혀 예상을 못할 정도였다고 하면 정말 기본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할 때 지연, 학연, 혈연이나 각종 모임에서의 인맥에 의존한다. 누구를 만날 때도 아는 사람이 전화 한 번 해 주는 경우와 그냥 찾아가는 경우 대우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지극히 정상적인 비즈니스조차 우리는 누구의 소개로, 누구와 동창이고, 누구의 친척 동생이라는 첫인사로 시작한다. 우리는 유독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패거리 문화에 절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모든 부정과 부패가 이런 패거리 집단 의식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면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은 지금 자리가 주는 힘을 한 번 휘둘러 보자는 것이고, 떠날 때가 되면 나중에 먹고살 것을 지금 장만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이 힘 있을 때 함께 나눠 먹자고 달라 붙고 적어도 밥이라도 한 번 사라고 하지 않았는가. 내가 힘 있을 때 도와 줘야 나중에 자리에서 내려 와도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게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패거리 문화가 탐욕으로 절은 졸부 의식과 겹쳐져서 근본 없는 짓거리를 저지르고 있다. 인간으로서 기본이 안 돼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만용과 부정과 탈법을 저지르기 때문에 우리 사회, 특히 상류 사회가 혼탁해지고 부도덕해지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내 편이 잘못하면 그럴 수밖에 없었고, 네 편이 잘못하면 이번 기회에 판을 엎자고 달려들고 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놈이 다시 그놈이 되는 것이다. 국운이 풍전등화인데도 국가나 국민은 생각지 않고 자기 편 이익만 챙기려 하고 있다.

인간사가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은 단순한 원칙으로 움직인다. 그 원칙에 맞춰 살면 결과적으로 꼬일 일도 괴로워 할 일도 없다. 지금 꼬여 있는 문제들도 도덕적으로, 원칙적으로, 상식적으로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기본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다시 우리는 기본을 돌아봐야 한다.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기본에 맞는지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의 행위를 고쳐야 한다. 우리 모두가 기본으로 돌아가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놀라거나 실망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기본을 지키지 않고 근본 원인을 외면하면 유사한 형태의 문제는 시기와 형태를 바꿔서 계속적으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이번이 벌써 몇 번째인가.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