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물질 연구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광학적, 탄성파적 성질을 갖는 물질을 설계하는 학문이며, 변환광학은 투명망토의 이론적 토대가 되는 기술입니다.”
최무한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메타물질과 변환광학의 권위자다. 서강대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4년간 일본 교토 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연구소(ATR)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가 심취한 분야는 마이크로 공진기 레이저였다.
연구소 초기 낮선 환경으로 고전했지만 그는 밤낮없는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 공진기 레이저 분야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과학자가 되었다.
2009년 귀국해 KAIST에서는 메타물질과 변환광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최 교수는 “KAIST 재직 당시 마이크로 공진기 분야 오랜 난제를 변환광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하지만 당시 여건상 변환광학에 대한 연구를 잠시 접고 메타물질 연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는 큰 성과를 냈다. 제1저자로 고굴절률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논문이 2011년 네이처에 소개됐고, 그 이듬해 네이처 머티리얼에 그래핀 능동메타물질에 관한 연구가 실렸다. 그는 이 두편의 논문으로 메타물질 연구에서는 독보적인 연구력을 인정받았다.
최 교수는 2012년 경북대로 자리를 옮기며 잠시 접었던 변환광학연구에 돌입했다.
최 교수는 연구 결과 공진기내에서 빛을 기존 1000배 이상 시간을 머무르게 해 매우 높은 주파수 분해능을 갖는 고품질 빛이 한쪽 방향으로만 나올 수 있게 하는 광공진기 설계 원리를 규명했다. 연구논문은 지난달 네이처 포토닉스에 게재됐다.
최 교수의 “이번 연구는 광기반 바이오 및 가스센서의 측정 정밀도를 수천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초소형 단방향 레이저 설계의 원천기술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고집적 광전자(photonic) 회로의 광원, 플라즈모닉스 광도파로의 광원뿐만 아니라 미래 광-정보처리 소자 설계의 핵심기술이 된다는 것이다.
변환광학 공진기의 맞춤형 광학 모드들은 고효율 초소형 레이저 개발 및 차세대 광-바이오센서 개발에 직접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최 교수는 “안정적인 연구펀드를 통해 단기적 성과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보다 중요하고 가치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시도 되지 않은 양자정보처리소자(양자컴퓨터, 양자암호)에 활용될 수 있는 양자 레벨의 메타물질에 관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최 교수는 “어떤 연구라도 제대로 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어짜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구를 해야한다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연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