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 제조업체 간 출혈경쟁이 막을 내릴 전망이다.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지난 4년여간 중국 TV 제조업계 수익성 악화를 불러온 가격전쟁이 종식될 기미를 보인다”고 전했다.
휴전 신호탄은 러홀딩스(Le Holdings)가 쏴 올렸다. 러 홀딩스는 최근 일부 TV 세트 가격을 100위안(약 1만7000원) 올리고 다른 제품도 300위안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9월 TV 제품군 첫 가격 인상을 밝힌지 불과 두달만이다.
비교적 신생업체인 러TV는 기존 제품 가격 절반에 불과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결합해 시너지를 높였다. 2013년 7월 첫 TV 제품을 출시해 지난달 말까지 누적 판매한 TV세트는 900만개에 달한다.
높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수익률은 좋지 않다. 2016년 회계연도 상반기에만 5687만위안(약 9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TV 세트 제조원가 65%를 차지하는 LCD패널 가격 상승에 결정타를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국제 시장 전반에 걸친 LCD패널 수요 증가는 중국 내 공급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중국 TV제조사 대부분이 소비자 유치를 위해 280달러대 판매가격을 유지하는 동안 40인치 1080p 고해상도 LCD패널 가격은 17달러 상승했다.
LeTV를 비롯한 중국 TV 제조업계는 저렴한 가격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또 다른 TV메이커 베이징펑신온라인기술 역시 10월말 더이상 저가형 TV 모델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생 업체뿐만 아니라 전통적 TV 제조업체도 저렴한 가격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류탕쯔 스카이워스그룹 부회장은 이달 중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일부 TV업체가 불합리한 저가 마케팅으로 공정경쟁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국에 중국 TV 산업 내 불공정 경쟁 실태 조사까지 요구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