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 가장 시급한 경제 해결 과제는

우리 경제가 무기력증에 빠질 위기다. 수출은 8월 깜짝 반등을 제외하고 20개월이 넘도록 감소세다. 수출이 부진하면 돌파구를 내수에서 찾아야 하지만 별반 다를 게 없다. 최순실 게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대내외 악재가 동시 다발로 터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2016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 중 95.8로 지난달보다 6.1포인트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향후 6개월 후 경기 상황 전망도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시중은행 금리는 일제히 오름세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무섭게 뛰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소비자는 지갑을 닫기 마련이다. 수출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내수 위축을 불러 우리 경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소비절벽` 현실화가 우려된다.

수출, 소비, 고용, 가계부채 등 모든 경제지표가 나아진 것이 없을 정도다. 이대로라면 국내외 기관이 전망한 내년 경제성장률 2%대 달성도 장담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대내외 악재가 엄습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를 살려 경제회생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고 단기부양은 근본 처방이 안 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는 정책적 판단이 절실하다.

탄핵정국에 들어선 지금, 우리 경제는 거의 방치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순실 불랙홀`에 국정 공백은 길어지고 국민은 무력감에 빠졌다. 경제 주체들은 판단을 유보한 채 방관자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 경제는 무기력증에 빠져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

안갯속 정국이 언제 걷힐지 모르지만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첫 번째가 경제 리더십 공백 해결이다. `한 지붕 두 수장`인 현재의 경제 컨트롤타워 교통정리가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