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성년후견 항고심 "다음 재판에 직접 불러 심문할 것"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의 성년후견 사건 항고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 사건 항고심을 맡은 재판부가 다음 재판에 신 총괄회장을 직접 법정에 불러 심문키로 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고2부(부장판사 엄상필) 심리로 오늘(29일) 진행된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지정사건 1회 심문기일이 끝난 뒤 신 총괄회장 측 대리인 등은 "재판부가 다음 재판에 신 총괄회장이 직접 법정에 나와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 측 대리인 김수창 변호사는 "(성년후견 사건과 관련한) 신 총괄회장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겠다는 것이 재판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 총괄회장이 워낙 고령인 데다 법정에 출석하는 것을 싫어하는 입장이어서 실제 출석이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는 정신감정 방식에 대해서는 "입원은 해봤는데 어려웠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출장 방식의 감정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청구인 측 대리인인 이현곤 변호사는 "2심에서 특별히 새로운 주장이 나오지 않았고 1심 결과를 바꿀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 1심과 동일한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문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양측 대리인에 따르면 재판부는 내달 19일 다음 재판을 열 계획이다.
한편 앞서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지난 8월31일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씨가 청구한 성년후견 지정 사건에서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를 결정했다. 한정후견인으로는 사단법인 선이 지정됐다.
한정후견은 정신적 제약이 있어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성년자에게 법률지원을 받도록 하는 성년후견 제도 중 하나다. 해당 결정이 내려지면 질병, 장애 등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피후견인에 대해 후견인이 대부분의 법률행위를 조력할 수 있다.
한편 신 총괄회장은 수백억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신 총괄회장 등에 대한 재판은 지난 15일 처음 열렸으며, 다음달 22일 두 번째 재판이 열린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