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K7 하이브리드`는 장거리 출퇴근족에게 더 없이 좋은 차다. 소음과 진동이 적어 장시간 운전을 해도 피로도가 덜한데다 연비가 좋다. 준대형 자동차가, 그것도 고속도로에서 16.2㎞/ℓ 연비를 낸다. 기존 K7 하이브리드 연비보다 8.8% 향상됐다. 가히 동급 최강 연비다.
지난 달 29일 K7 시승회에서 W호텔부터 동화컬처빌리지까지 46㎞를 달렸다. 외곽순환고속도로와 경춘북로 등 고속주행 구간과 북한강로 외곽 일반 도로주행을 짧게나마 경험했다.
신형 K7 하이브리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정숙함`이다. 시승행사에 등장한 배우 공유도 `조용함`을 극찬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h가 넘는 주행에도 조곤조고한 소리로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였다. 잘 닦인 일반 도로에서 주행 중 소음은 사무실에서 들리는 소음 수준이라고 했는데, 그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K7 하이브리드가 조용한 가장 큰 이유는 엔진이 아닌 모터만으로 움직이는 `EV모드`가 고속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배터리 용량을 기존 5.3Ah에서 약 23% 개선된 6.5Ah로 향상시켜 모터로만 주행하는 EV모드 주행거리를 한층 늘렸다.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에도 실내에서는 소리가 미약하게 들리는데, 엔진 흡차음재를 보강하고 노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소음을 막는 흠음재 일체형 언더커버를 장착한 덕이다. 또한 소음의 반대 주파수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시켜주는 능동부밍제어(Active noise cancelation)도 적용됐다.
이렇게 정숙한 환경이 구현됐지만 오디오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해 음악감상은 실망스럽다. 음질을 크게 따지지 않는 대중가요도 선명하게 들리지 않는다.
장거리 출퇴근족에게 또 하나의 희소식은 연비다. 기아차는 신형 K7 하이브리드의 타깃층을 위성도시에 거주하는 장거리 출퇴근족으로 잡았다. 기존 K7 하이브리드 차량 고객을 분석했을 때 일 평균 주행 거리는 42㎞. 가솔린 운전자 34㎞보다 일 평균 주행 거리가 23.5%나 길다. 최초 구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유류비 절약으로 몇 년 안에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아차는 공기 저항이 강해지는 고속주행 시하에 라디에이터 그릴과 라디에이터 사이 내부에 위치한 플랩을 조절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액티브 에어플랩`이라는 장치를 신규 적용한 것이다.
차량 전장품의 전력 사용, 엔진 출력 변화 등을 실시간 감지해 운전자에 따라 EV 작동 구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환경부하로직을 개선해 연비를 높였다. 개구부의 면적을 최소화한 하이브리드 전용 공력 휠이나 멀티트레드 타이어(하이브리드 전용 타이어)도 연비 개선에 도움이 됐다.
운전 성능도 무난하다. 스포츠카처럼 급가속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출퇴근 용도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6단 변속기로 무리한 급가속을 했을 때 응답속도가 다소 늦은 것 같지만 일반 주행에서는 전혀 무리가 없다. 변속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래피드 다이내믹 킥다운` 기술을 독자 개발한 뒤 국내 최초롤 적용해 재가속 응답성을 단축한 것도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개선된 점이다.
올 뉴 K7과 실내는 거의 유사하다. 퀼팅 가죽시트와 진한 고동색 우드트림에서는 품격이 느껴진다. 기존 2열 시트 후면에 위치했던 고전압 배터리를 트렁크 하단부로 옮겨 트렁크 용량을 기존 하이브리드보다 늘린 것은 크게 개선된 점이다. 좀 무리해서 넣으면 골프백 4개와 보스턴 백 2개까지도 들어가는 용량이다. 올 뉴 K7처럼 헤드업디스플레이와 스마트트렁크, 9에어백 등도 편의 사양으로 장착할 수 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