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물류센터에는 `키바(Kiva)`라는 인공지능 로봇이 있다.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 24시간 분주히 돌아다닌다. 사람이 하는 것보다 일처리가 빠르다. 배송 실수도 더 적다. 게다가 빅데이터 분석으로 주문 상품을 예측하고 준비까지 한다.
한때 `스마트 글라스`가 화제였다. 구글이 내놓은 제품으로, 대박을 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스마트 글라스는 산업현장에서 한 역할을 하고 있다. 브라더(Brother)와 엡손(Epson)이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 원격 조립 지시와 유지보수, 원격 지원, 원격 재고관리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로컬 모터스(Local Motors)는 3D 프린팅 기술을 응용해 불과 44시간만에 자동차를 완성하는 공정을 2014년에 만들었다.
이들 사례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산업현장을 고도화한 대표적 사례다. 요즘 유행하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은 어느새 우리 일상어가 됐다. 언론에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고 관련 책들도 쏟아진다.
이 책 `4차 산업혁명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도 4차 산업혁명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저자가 특이하다. 한 사람이 아니다. 학계와 업계, 기관에 있는 관련 전문가 7명이 참여했다. 이들 모두는 지난해 10월 결성된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회원이다. 회장인 임채성 건국대 경영대학 밀러 MOT스쿨 교수를 비롯해 한석희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송형권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연구교수 겸 건국대 글로벌기술혁신경영연구소 부소장, 이순열 로크웰오토메이션 상무, 조익영 ODVA 전무, 장원중 관동대 객원교수, 변종대 한국표준협회 전문위원 등이 저자로 참여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문적이고 상세한 내용보다 개념 정립과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초점을 두고 기술됐다. 저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보는 예측과 추측이 난무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논의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국내외에서 나온 유사한 저서들보다 한 단계 더 깊이, 더 상세히 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제시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기업 및 실제 산업 현장에 초점을 맞춰 10년 뒤 일자리를 걱정하는 직장인과 10년 뒤 생존을 걱정하는 기업에 현재 가능한 준비 방안과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 중 하나로 `편집력` 강화를 꼽는다. 막대한 원천기술과 인프라, 강력한 기업을 다수 확보한 독일과 미국 틈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기술과 솔루션을 짜임새 있게 편집하거나 빠르게 활용하는 `편집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은 △막오른 제4차 산업혁명 △스마트 팩토리 미래 엿보기 △연결 혁명 △편집하고 시작하라, 필요한 기술은 준비되어 있다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일자리 5장으로 구성됐다.
먼저 1장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 이를 통해 새로운 통찰(인사이트)을 주기 위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로크웰 오토메이션, 보쉬, 에어비앤비, 우버, 테슬라 등 변화에 대응, 성공한 기업을 정리했다.
2장은 미래 공장이 어떻게 변화고 또 다가올지를 다뤘다. 상당 부분 이미 진행되고 있는 내용을 기초로 했다.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 제조의 가까운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저자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3장은 스마트팩토리가 목표로 하는 궁극적 가치인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경쟁력 근간으로 떠오른 `연결`을 위해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4장은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통신 기술 등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을 실제 이루기 위한 해결 방안을 담았다. 5장은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일자리를 다뤘다.
한석희 등 공저, 페이퍼로드 펴냄, 1만8000원.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