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점자 스마트워치 `닷(Dot)`이 국내 출시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세계 유일 스마트워치다. 시각장애인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지 체험했다. 닷에서 근무 중인 시각장애인 직원 박인범씨 도움을 받았다.
점자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페어링해 사용한다. 24개의 구멍이 있다. 중간 중간 문자를 구분하기 위한 가짜 구멍이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쓸어가며 읽는 방식이다.
시간을 알고 싶을 땐 우측 상단 버튼을 누른다. 두더지 게임처럼 구멍에서 점자판이 올라왔다 내려간다. 중간선을 기준으로, 왼쪽 세트에 점자가 4개 올라와 있으면 4시다. 오른쪽 세트에 6개 올라와 있으면 30분이다. 5분 단위로 알려준다. 우측상단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정확한 분, 초까지 확인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고 싶을 때는 우측 위, 아래 버튼을 동시에 누른다. 스마트폰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곳으로 향하면 가장 크게 들리는 지점에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도착하면 진동이 울린다. 버튼을 누른 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쓸어가며 점자를 읽는다. 점자는 일반 글자와 달라, 정식 교육을 받아야 읽을 수 있다. `ㄱ`을 `ㄱ` 모양으로 나타내는 게 아니다. 특수한 규칙이 있다.
기자가 박씨 스마트폰에 문자를 보냈다. 그는 점자 스마트워치를 몇 번 쓸어내리더니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말했다. “저도 반가워요”라고 덧붙였다. 손끝에서 만져지는 점자의 모양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데 몇 초면 충분했다.
점자 스마트워치는 글을 눈으로 봐야 읽을 수 있고, 소리로 들어야 알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깬 제품이었다. 점자 스마트워치 기능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된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