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이오벤처 투자 열기 식지 않아야

올해 바이오벤처 분야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띤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금액은 3분기 기준 34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 증가했다. 오랫동안 투자 유치 1위 업종이던 정보통신기술(2678억원) 분야를 추월했다.

SK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한 주식공개상장(IPO) 기업은 14곳 가운데 12곳이 바이오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은 수익성이 작아도 성장성을 평가, 상장 기준을 완화해 주는 제도다. 시행 후 2013년까지 대상 기업의 100%가 바이오산업에서 나왔을 정도다.

바이오가 ICT를 제치고 가장 뜨거운 투자 업종이 된 것은 앞날이 밝아서다.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건강과 의료 수요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벤처 투자에서 최근 3년 동안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단연 바이오·의료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바이오 분야가 호황을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 분야의 벤처캐피털 투자 금액은 우리 돈으로 70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200배가 넘는 규모다.

바이오·의료는 많은 국가가 탐내는 신성장 동력 분야다. 저성장 터널에 들어선 우리나라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꼽는다.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 대결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기업의 기술력과 투자 규모는 선진국 기업들에 한참 뒤진다. 현재 수준으로 맞붙었다간 처참한 결과만 낳을 뿐이다.

바이오·의료 분야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오랜 기간의 연구개발(R&D)과 투자가 필요하다. 글로벌 경쟁에 나서려면 바이오벤처를 키워 기초 체력을 쌓고 대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규제 혁파, 전폭 투자, 인력 양성 등 정부 정책이 뒷받침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모처럼 찾아온 바이오벤처 투자 열기가 식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이오·의료 분야를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