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자동차 전장부품(VC) 사업이 내년을 분기점으로 2020년쯤 메이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로 도약하는 플랜을 세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스마트카 부품 위주로 사업과 조직을 전진 배치, 도약 채비를 갖췄다. 2017년을 `티핑 포인트`로 보고 있다.
2018년부터는 글로벌 전장 공급사로 영토를 넓히고, 2020년 이후에는 전체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계 톱 30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전장 분야만으로는 보쉬, 콘티넨탈, 덴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5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기반을 둔 스마트카 부품 위주로 사업 전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내년 3분기에 하만 인수를 마무리한다. 자사 사업 조직과 융합, 2018년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할 조직 기반을 다진다. 내년에는 조직 융합과 기초를 다지고, 2018년부터는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부문에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만의 지난해 전장 매출은 약 50억달러다.
올해 전기자동차 부품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LG전자는 내년부터 스마트카 부품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년 동안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선행 연구개발(R&D) 제안을 적극 해 온 성과가 내년부터 구체화된다. 내년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핵심 커넥티드카 부품을 수주하거나 수주 전 단계에는 도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고객 밀착형 대응 체제로 조직을 정비했다. 2018년에는 흑자 전환하고 명실상부한 전장업체로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까지 매출은 올 해 두 배 이상으로 뛸 전망이다. LG전자는 VC 사업을 통해 지난해 매출 1조8000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약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C사업본부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성장한 2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2020년에는 7조원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오토모티브뉴스가 PwC와 함께 6월 발표한 세계 100대 자동차 업계 리스트에는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와 만도 등 총 5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보고서는 콕핏 디스플레이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과 차량 커넥티비티 시장 성장을 전망하면서 삼성과 LG의 1차 협력사(티어원) 부품업체로의 진출을 주시한 바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진출한 전장 시장 성장 속도로 볼 때 2020년 이후 글로벌 톱 30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더불어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정보기술(IT) 기업과의 공동 개발로 커넥티드카 개발에 속도를 붙이면서 한국이 향후 전장 메카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자동차 핵심은 파워트레인에 있었지만 전기차나 커텍티드카는 전자·IT 부품의 기술력이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이 모바일 강자에서 모빌리티 강자로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