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지문인식 모듈 업계도 `총성 없는 전쟁` 돌입

지문인식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센서는 물론 모듈 업계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문인식 센서를 모듈로 만들어 모바일 기기 제조사에 납품한다. 조립, 실장 공정이 포함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춘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매섭다.

크루셜텍 언더글라스 BTP
크루셜텍 언더글라스 BTP

삼성전자가 중·저가폰 지문인식모듈 물량을 외부에 개방하면서 앞으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이 유사하고 삼성과도 우호 관계에 있는 기존의 카메라모듈 협력사들이 이 시장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짙다.

기존의 선도 기업 크루셜텍은 후발 주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크루셜텍은 모바일 광마우스 기능을 하는 옵티컬트랙패드(OTP)로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가 지문인식모듈(BTP)로 재기한 기업이다. OTP 시장 축소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때마침 꽃핀 지문인식 시장을 선점했다.

크루셜텍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후발 주자는 중국 오필름이다. 크루셜텍과 마찬가지로 스웨덴 핑커프린트카드(FPC) 센서를 주로 쓴다. 문제는 이 회사가 가격, 물량 공세로 중국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오필름 지문인식모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올해 50%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은 크루셜텍 매출의 60~70%가 발생하는 최대 시장이다.

크루셜텍의 주력 거래처인 화웨이까지 뚫었다. 오필름은 화웨이의 지문인식모듈 공급 업체로 선정돼 이미 납품을 시작했다. 중국 카메라모듈 점유율 1위라는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지문인식 사업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루셜텍은 시장 수성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가격 경쟁 대신 성능 경쟁을 택했다. 언더글라스 BTP, 안티페이크 BTP 등 차세대 제품이 무기다. 언더글라스 BTP는 강화유리 아래에서 지문을 인식, 스마트폰 디자인을 개선한다. 안티페이크 BTP는 위조 지문을 감별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이들 제품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지문인식모듈과 기능, 형태가 차별화되는 만큼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채택될 가능성이 짙다. 부품 가격이 더 비싼 것은 물론 경쟁사의 진입 장벽도 높다.

크루셜텍 관계자는 5일 “중국 업체가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 추세에 맞춰서 함께 저가 경쟁을 펼치는 상황은 피하고 있다”면서 “기술 격차가 있는 언더글라스 BTP나 안티페이크 BTP 같은 고부가 제품, 논 모바일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카메라모듈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엠씨넥스와 파트론이 지문인식 사업을 시작,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엠씨넥스는 폭스콘과 심컴에 지문인식모듈을 공급한다. 폭스콘으로 납품한 지문인식모듈은 국내에 판매되는 `루나S`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파트론도 중국 시장을 뚫었다. TCL, 레노버, HTC가 고객사다. 두 회사는 모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1차 협력사다. 카메라모듈을 주로 납품했다. 카메라모듈과 지문인식모듈은 공정이 유사, 사업을 확장했을 때 경쟁력이 있다.

삼성전자가 지문인식모듈을 외주화한 것도 이들 업체에 호재다. 삼성은 신형 갤럭시온부터 외주 생산한 모듈을 탑재한다. 또 다른 국내 기업인 드림텍(유니퀘스트 자회사)도 수혜 대표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삼성이 외주화 전략을 본격 가동하기 이전부터 시제품 공급 등 대응을 이어 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