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산업 시대, 핀테크 역할

김우섭 피노텍 대표
김우섭 피노텍 대표

핀테크(FinTech)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우리 생활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영국 은행 지점 수는 현재 60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은행들은 최근 4년 동안 지점 수를 15% 감소, 1980년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번화가 중심에 자리 잡던 과거와 달리 커피 전문점에 1층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이처럼 은행이 지점 수와 면적을 줄이는 이유는 고객이 더 이상 지점을 찾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소비자 행동이 변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결합된 핀테크 서비스도 시장에 출현했다. 사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입력하면 AI 서비스가 알아서 금융 업무를 처리해 주는 식이다.

은행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업무 시간에 맞춰 은행을 찾아가 대기표를 뽑아 기다리고, 은행 직원에게 민감한 재정 상태를 보여 줄 필요 없이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듯 AI 금융 서비스를 통해 모든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대체로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남미나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 개발도상국도 핀테크 영향으로 금융이 발전할 가능성이 짙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민의 67%, 이집트 국민의 95%가 은행계좌를 소유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매년 400억달러 이상 송금이 이뤄지는 매우 큰 시장이다.

중장기로 볼 때 핀테크는 사용자가 원하는 적절한 시점에 상품 또는 서비스를 택하는 정도를 넘어 사용자 개인 금융 상태와 맥락을 인지, 스마트한 선택을 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다.

개인이 금융 지식이나 이해가 없어도, 복잡한 금융 상품을 이해하거나 예산 설계를 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개인 취향을 모니터링하고 조언해 금융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방대한 고객 정보와 금융 거래 정보를 축적한 핀테크 기업은 고객의 맥락 정보와 AI 알고리즘에 기반을 두고 고객 맞춤 예금, 대출, 자산관리 등 금융업뿐만 아니라 생활 모든 영역에서 핀테크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다가올, 사람과 사물 및 사회가 스마트폰 및 네트워크로 연결돼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에서는 다양한 기기들로부터 받는 사용자 맥락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본인 인증 자체가 무의미할 것이다.

맥락 정보를 이용해 사람, 스마트폰 및 사물 등 모든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굳이 `나`라고 인증하지 않더라도 `나`를 입증할 수 있다. 본인 인증 없이 사물이나 네트워크가 먼저 나를 인식한다면 개인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 주고, 원하는 것을 수행할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매달 초 부모님께 용돈을 이체했다면 그 기간에 맞춰 이체 여부를 먼저 물어 보고, 목돈이 필요할 땐 최적의 대출 금리 조건을 찾아 준다. 세계 최고의 재정 관리사가 제공하는 정보보다 AI 서비스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다.

핀테크는 그동안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나날 많은 비용이 들어 소수의 부유한 고객에게만 제공되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빅데이터와 모바일 기술을 이용,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에게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술을 통해 좀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혁신을 이룩하기 위해 금융 소비자 서비스 이용 형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관심과 배려가 고객의 불편을 해소시키고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 더욱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김우섭 피노텍 대표이사 woo1@finote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