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가결 뒤 정국 수습책으로 `여야정 협의체` 가동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정부와 국회가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여야 지도부는 모두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황교안 대행 체제` 국정안정화 방안으로 부상했다. 황교안 권한대행도 이같은 국회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협의체를 둘러싼 향후 여야정 국정 운영 주도권을 놓고도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4·5·6·7면
11일 여야 정치권은 탄핵 정국 수습에 책임감을 갖고 앞장서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탄핵 가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와 야권 공조를 바탕으로 정국 수습과 국정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교안 권한대행 측에 국정 안정과 민생 안정을 위해 공동 협력하는 `여야정 협의체` 제안에 즉각 응답할 것을 주문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여야정 협의기구에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임이나 황교안 총리 등 내각 총사퇴 주장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여야정 협의기구 논의에 열린 자세로 임하며 난국 타개에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여야정 협의체 제안은 국정위기 수습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바람직한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이 여야정 협의체 제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데는 황교안 권한대행의 직무범위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데 기인한다. 헌법상으론 대통령 직무정지로 총리가 권한대행을 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권한대행 범위가 대통령 권한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한대행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국정운영 정상화를 위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 보완이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앞서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하면서 △경제 △외교·안보 △`박근혜 게이트` 3개 분야 협의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방치 상태나 다름없었던 경제 분야 챙기기를 일순위로 뒀다.
여야 모두 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서면서 황교안 권한대행 역시 국회와의 협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이를 수용할 경우 정부와 여야가 국정운영의 실질적 `협치`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3당은 헌법재판소의 조기 탄핵심판도 주문했다. 국정 공백을 메우는데 헌재의 역할도 있음을 강조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은 “헌재는 집중심리로 국민적 열망에 신속히 화답하고, 국정의 공백을 메우는 데 일조해야 하다”며 “검찰도 대통령과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 기강을 바로 세우는데 기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여야장 협의체와는 별개로 `사회개혁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개혁 과제로는 △비리·부패 공범자 청산 및 재산 몰수 △정경유착 처벌과 재벌개혁 △권력기관 개조 △언론의 자유 수호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제시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
성현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