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양자(Quantum)행 마지막 열차 탈 때"

SK텔레콤 분당연구소에 구축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
SK텔레콤 분당연구소에 구축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

“지금이 글로벌 `양자(Quantum) 게임`에 뛰어들 마지막 기회다.”

12일 이은권 의원(새누리당)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퀀텀 기술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산학연 전문가는 한 목소리로 양자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이론이나 가설로 치부되던 양자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 수년 내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가 양자통신 기술개발 등 양자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정부 지원은 물론 인력 양성, 융합연구 기반 조성, 생태계 구축 등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양자산업 투자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투자가 전제되지 않으면 인력 양성은 물론 생태계 조성도 구호로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연욱 표준과학연구원 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기술발전 속도를 볼 때 `양자산업은 된다`는 결론을 내고 구글, IBM, 인텔 등 글로벌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라며 “7~8년만 지나도 뒷북을 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한국도 지금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교수도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지만 양자산업 투자는 매우 늦었다”면서 “지금 잘 되는 기술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가능성이 큰 기술에는 투자를 게을리 했다”고 지적했다.

허원석 미래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주요 국가 대비 양자산업 투자가 부족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5500억원 규모 양자산업 국책과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면서 “이를 통해 공공망부터 양자정보통신을 적용하면 민간에서도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양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김 교수는 “중국 역시 10여년전만 해도 양자 인력이 없었으나 수많은 학생이 해외에 나가서 배웠다”면서 “이 인력을 불러 모은 결과 지금은 1000명이 넘는 전공자가 있을 정도로 인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양자 기술이 10년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대학에도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인력양성을 담당할 인력을 양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양자 컴퓨터 등 양자 산업이 전형적인 융합연구 분야인 만큼, 각 분야 전문가가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일부 적용 이후 해결 과제도 드러났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은 “SK텔레콤은 대전과 세종을 잇는 상용 롱텀에벌루션(LTE)망에 양자정보통신 기술을 적용했다”면서 “전송장비와 양자암호키분배(QKD) 장비 이원화 문제를 해결해 가격을 낮추는 게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양자정보통신 등 양자 산업 활용으로 인한 기대 효과도 제시됐다.

양자정보통신 기술 소개자로 나선 윤천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은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 RSA 암호체계는 무력화된다”면서 “양자정보통신은 양자역학의 복제 불가능성을 기반으로 절대 보안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무어의 법칙이 끝나고 나노과학이 한계에 도달한 지금 양자물리학을 적극 활용하려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말해, 양자산업에 대한 전향적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