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SBS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엄청난 기세에 눌려 상당한 격차로 시청률 2위에 머무르던 ‘불야성’이 중반부로 들어서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진구까지 본격 가세한 상황에서 새로운 국면을 노릴 수 있을까.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M라운지에서 열린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세 주연배우 이요원, 진구, 유이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담담했다.
냉철한 사업가 서이경 역을 맡은 이요원은 “처음부터 시청률을 크게 기대하고 시작한 드라마가 아니다. 사실 의학드라마가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많고 별로 망한 적이 없었다”며 “저희 드라마는 정극이고 무겁다. 지금같이 무더운 시대에 무거운 드라마를 잘 안 보시는 것 같다. 그래서 아마 판타지나 로맨스같이 밝은 드라마를 보시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시려는 것 같다. ‘불야성’이 전형적인 기업드라마가 아니라 다르게 풀고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니 괜찮다”고 분석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박건우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진구 역시 “저도 이요원과 같은 생각이다”며 “현장에서 절대 감독님이 시청률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셨다. 봐도 모른 척 한다. 현장도 정말 바쁜 상황이라 A, B팀으로 나뉘어져있는데 상당히 밝은 분위기다. 시청률이 어떻게 되어도 현장은 밝게 진행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남자 주인공인 진구가 등장하지만 오히려 극중에서 이요원과 유이가 펼치는 ‘워맨스’에 시청자들은 호응하고 있다. 흔히 남녀 로맨스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말할 법한 대사를 이요원이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이요원은 “대본 보면서 멋있는 대사가 나올 때마다, ‘이건 정말 남자 배우 대사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8부까지 촬영했는데 점점 저도 이입이 되는 것 같다”며 “서이경 역에 매력을 느낀 이유도 멋있는 여자이기 때문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유이 씨가 실제로 현장에서도 애교도 많은 스타일이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워서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저 스스로도 바뀌고 있는 게 느껴졌다. 시간이 갈수록 서이경에 감정 이입이 되어서 그러는 것 같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유이는 서이경의 페르소나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재벌가의 막내딸 포스를 자아내지만 현실은 찢어지게 가난해 온갖 알바를 하며 생활하는 ‘모태 흙수저’ 세진 역을 맡았다.
이날 현장에서도 계속해서 이요원에게 ‘대표님’이라고 부르며 실제로도 굉장히 빠져있다고 언급한 유이는 이요원과의 베스트 커플상까지 노리고 있었다. “초반부터 대표님(이요원 분)을 쫓아다니고 있다. 촬영 쉴 때도 쫓아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저를 귀찮아 하셨는데 지금은 먼저 불러주시고, 쉴 때도 많이 이야기하며 사랑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위에서 ‘워맨스’라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대표님하고 제 장면이 나올 때 ‘설렌다’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신기한 경험을 하는 드라마인 것 같다. 그게 다 멋있는 여자인 대표님 덕인 것 같다”고 이요원에 대한 애정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단순히 서로 뺏고 뺏기는 기업드라마가 아닌, 인간의 욕망을 그려낸 ‘불야성’은 후반부로 갈수록 더 ‘꿀잼’이 될 것이라며 배우들은 자신감을 표현했다.
진구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해 “유이와 이제 많이 붙게 될 텐데, 러브라인이라기보다는 서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관계를 이어갈 것이다. 후반부의 가장 큰 포인트는 세 사람의 변화인 것 같다. 당차고 차갑던 서이경과 그녀의 페르소나 이세진, 바르기만 했던 한 남자가 어떻게 변해가는 지 지켜보면 재밌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오는 19일부터 KBS2의 ‘화랑’까지 월화드라마 경쟁에 뛰어들 예정인 가운데, 시청률에 연연해하지 않고 좋은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불야성’팀이 중후반부 전개에서 반전에 성공할지 기대를 모은다. 매주 월, 화 오후 10시 방송.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9009055@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