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낡은 배는 버리고 새 배를 만들자

[기자수첩] 낡은 배는 버리고 새 배를 만들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정치권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 언론은 탄핵안 가결 당시 박 대통령이 마지막 국무회의를 하면서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라고 말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를 언론 보도로 접한 중소기업계는 정권과 재벌 정경유착을 가리켜 “뒤에서 딴짓을 하는데 짝사랑을 했다”면서 “배신 당한 중소기업이야말로 피눈물 난다”라고 응수했다. 그만큼 경제 위기 해결이 시급한 데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의혹 제기로 서민과 중소기업의 어려움만 가중됐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 다가오는 새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뜻의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선택했다.

당시만 해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같은 배를 타고 건넌다고 여겼다. 그러나 정권은 중소기업계를 같은 배를 탄 파트너라고 여기지 않았다. 중소기업계는 참담한 심정으로 대기업의 정경유착 의혹 보도를 지켜봤다.

중소기업계는 내년 사자성어로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제시했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다. 중소기업계는 돌아갈 때 타고 올 배를 가라앉히는 심정으로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파부침주가 나온 고전 `항우본기`는 영웅의 비극으로 끝이 났다.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새해 경제 상황만큼은 달라야 한다. 지금보다 나아져야 한다.

탄핵 정국으로 대선 시계가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새해에는 낡은 배는 불태워 버리고, 새로 만드는 배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타고 먼 바다로 제대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정치라는 축제가 끝나면 길거리에 돈 없는 사람이나 소상공인만 남는다”는 중기중앙회장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바른 시장 경제로 나아갈 새 배를 만들 방법을 찾아봐야 할 시점이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