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출은 우리나라 숙명이다.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품 뿐 아니다. 최근 경제불황과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젊은이들을 해외로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나가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좀체 `일자리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해외 취업 증가는 정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고용노둥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고용부 지원을 받아 해외에 취업한 사람은 지난달 기준 3295명이었다. 전년 동기보다 65.7% 증가했다. 2014년(1679명)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두 배가량 늘었다.
해외 취업이 증가한 것은 우선 국내 취업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해외 기업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한몫했다. 어학연수나 유학 등으로 외국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 늘면서 해외 체류 거부감이 줄어든 탓도 있다.
`나는 100배 큰 글로벌 마켓에서 창업한다`는 청년들에게 “70억 세계 인구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라”고 강조한다. 넓고 넓은 세계를 두고 왜 눈을 좁은 국내로만 한정하는냐는 것이다. 저자는 “좁고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헬조선`을 외치는 2030 청년들이 향해야 할 곳은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공채가 아니라, 규모와 인구만큼 더 좋은 기회가 있는 글로벌 마켓”이라고 말한다.
LS산전 시스템사업본부 해외기술기획 담당, 삼성중공업 모스크바 주재원 등을 지낸 저자는 2001년 10월 TRC코리아라는 수출 회사를 창업, 지난 20여년간 특히 러시아 수출에 주력해왔다.
TRC코리아는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글로벌 시장 개척 전문기업(GMD·Global Market Developer)인데, 책은 해외 비즈니스 경력 26년차인 저자의 모든 경험과 노하우가 오롯이 녹아져 있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됐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타국 시장에 대한 막연한 오해를 접고, 글로벌 스타트업이 가져야 할 현명한 자세와 시장 선택법을 알려준다. 대학생과 직장인 등 상황에 따라 적합한 `스텔스 창업`과 `밀리터리 창업`, `미들맨 스타트업` 등 여라 창업 전략도 소개한다.
또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 글로벌 비즈니스맨과 파트너십을 맺는 기술 등 글로벌 마켓을 개척하고 안전하게 정착하는 방법도 수록돼 있다.
특히 저자는 세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진정한 글로벌화는 현지화라는 것이다. 글로벌 마켓에 도전하는 많은 사람이 낮선 언어와 땅을 두려워한다. 저자는 하지만 이 낮설어함은 바이어도 똑같이 가지니 두려워 말라고 한다. 저자는 “바이어와 원활히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법은 어렵지 않다. 바로, 내가 그 나라에 익숙해져, 벽을 허물고 다가가면 된다”고 조언한다.
둘째, 현지에서 원하는 아이템과 기술을 분석하는 것이다. 국가마다 가지고 있는 기술적 특이성이 있다. 이를 잘 파악하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원천기술과 기초기술이 발달했지만 상용화 기술은 미약한 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천기술은 약하지만 응용 및 생산기술은 강하다. 저자는 “현지 기술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 기업간 협업을 할 수 있는 컨설팅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셋째, 안정된 틀을 버리고 해외를 택한만큼 자유를 즐기라는 것이다. 해외서 창업한 사람은 대부분 안정된 틀을 깨고 자유를 위해 도전한 사람들이다. 저자는 “안정된 구속을 벗어나 얻게 되는 자유는 불안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선 노예가 아닌 인생의 주인으로 살겠다는 가치관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강남영 지금, 이상희 감수, 라온북 펴냄, 1만3800원.
방은주기자 ejbang@eten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