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 유재석X강호동 놓친 ‘런닝맨’, 예의 없는 이별의 대가

[ON+초점] 유재석X강호동 놓친 ‘런닝맨’, 예의 없는 이별의 대가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7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하고 있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잘못된 선택 한 번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런닝맨’은 내년 1월 방영될 시즌2를 위해 새 판을 짜고 있다. 그 과정에서 7년간 함께 해온 송지효와 김종국이 ‘런닝맨’을 떠나게 됐고 강호동이 합류했다. ‘런닝맨’의 주축인 기존 멤버들의 빈자리는 아쉽지만, 유재석과 강호동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들뜬 반응을 보였다. 두 MC의 만남은 ‘엑스맨’ 이후 약 10년 만이다.

하지만 송지효와 김종국이 ‘런닝맨’과 아름다운 이별을 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이 뒤집어졌다. 두 사람은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송지효는 기사를 통해, 김종국은 이틀 전에 하차 소식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강호동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런닝맨’의 매끄럽지 못한 처사로 인해 강호동이 송지효와 김종국을 밀어낸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강호동 측은 “어제 오전 보도된 바와 같이 강호동 씨가 SBS '런닝맨 시즌2'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후 알려진 일련의 상황들로 인하여 저희는 강호동 씨의 출연 결정 사실이 불편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상황의 세세한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만, 어떤 이유에서건 강호동 씨의 출연 여부가 시청자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끼쳐드리는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아프고 죄송스럽지만 이번 출연 제안을 정중하게 고사하고자한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이 같은 사실을 SBS에 알리지 않은 채 공식입장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 마음으로 방송 출연을 결정했다가 제작진의 잘못된 행동 하나로 강호동이 하루 만에 말을 번복해야 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소속사도 나름대로의 활동계획이 있었을 텐데 ‘런닝맨’ 때문에 어그러지게 됐다.

사진=엔터온뉴스 DB
사진=엔터온뉴스 DB

특히 강호동은 과거 부정적인 여론에 잠시 방송 휴식기를 가진 이력이 있어, 매사에 더욱 조심스럽고 진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태다.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끼쳐드리는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한 번의 아픔을 겪은 바 있기에 자신과 무관한 잡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뒤늦게 강호동 출연 고사 소식을 알게 된 ‘런닝맨’ 측은 비상사태다. 어느 정도 구성해놓은 플랜과 구성이 있을 터인데, 굵직한 출연진이 변경되며 판이 헝클어졌다.

송지효와 김종국에 이어 강호동까지 잃게 된 ‘런닝맨’은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 제작진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런닝맨’은 출연진들에게도 그 그림을 내보이지 않은 채 즉 소통 없이 자신들이 의도한 바대로만 행동했다.

앞뒤 설명 없이도 출연진들이 ‘런닝맨’의 계획대로 움직여줄 것이라는 자만심이 기저에 깔려있는 것으로 다가온다. 1월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런닝맨’ 제작진의 조급한 마음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무례하고 이기적이다. 아무리 새 시즌이 급하다곤 하지만 7년간 함께 동고동락하며 프로그램을 키워온 이들이 배신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됐다. 유재석과 강호동이라는 역대급 조합에 들떠 그 외의 상황들을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

현재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시청자들은 송지효와 김종국이 ‘런닝맨’에서 어떤 존재였는지, 얼마나 활약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런닝맨’은 욕심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의 발등을 찍었다. 예의 없는 이별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런닝맨’이 지고가야 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