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2016 결산┃CJ 방송①] tvN이 만드는 ‘드라마 왕국’

[ON+2016 결산┃CJ 방송①] tvN이 만드는 ‘드라마 왕국’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10년 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tvN이 2016년 만들어 놓은 드라마 왕국을 말이다. ‘막돼먹은 영애씨’가 열어젖힌 tvN 드라마의 가능성은 2016년 만개했다.

지난해부터 방송됐던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1월 1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8.7%(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이제는 지상파 방송국도 이루기 힘든 어마어마한 시청률이 이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한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와 그를 가운데 두고 삼각관계를 그렸던 류준열, 박보검은 이제 대한민국 누구나 알고 있는 스타가 됐다.



2016년 tvN의 첫 주자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월화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였다. 큰 인기를 누렸던 원작에 김고은-박해진-서강준이라는 라인업이 화제가 됐다. ‘치인트’는 가파른 시청률 상승폭을 보이며 인기를 구가했으나 원작과 다소 엇나간 전개로 후반부 지지부진한 성적과 함께 종영했다.

‘치인트’의 빈자리를 꿰찬 것은 3월 방영된 ‘피리부는 사나이’다. 신하균이 주연을 맡고 테러 협상 전문가와 테러범의 대결이라는 기획으로 기대를 한 몸에 샀다. 하지만 결과물은 아쉬움만 남겼다. 긴장감 넘치는 협상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감정에 호소하는 캐릭터들에 실망감을 느꼈고 결국 등을 돌리고 말았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실패가 tvN 드라마의 이미지에 흠을 내지는 않았다. 바로 ‘시그널’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리부는 사나이’보다 조금 일찍 금, 토요일에 시청자를 만난 이 드라마는 국민들이 미제 사건에 안타까워하고 분노할 줄 안다는 것을 입증했다.

[ON+2016 결산┃CJ 방송①] tvN이 만드는 ‘드라마 왕국’

무전기를 손에 쥐고 “이재한 형사님”이라고 뱉는 모습은 드라마에서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이제훈-김혜수-조진웅이라는 연기자 라인업, 장르물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김은희 작가의 콜라보는 빈틈이 없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뛰어난 완성도에 종영한지 9개월이 다 되어서까지도 시즌2에 대한 요청을 이어가고 있다.

‘오 나의 귀신님’을 연상케 하는 ‘싸우자 귀신아’도 시청자들을 만났다. 엄청난 흥행은 아니었지만 옥택연-김소연 커플의 활약은 나름의 재미를 선사했다. 이제 여름에 떠오르는 드라마는 ‘전설의 고향’이 아닌, tvN이 매년 선보이는 로맨틱 호러가 되어가고 있다.

[ON+2016 결산┃CJ 방송①] tvN이 만드는 ‘드라마 왕국’

tvN은 이제 중·저예산 드라마를 만드는 일에 도가 튼듯하다. 생활 밀착형 이야기가 돋보였던 로맨스 ‘또 오해영’, 노량진의 미생들을 그린 ‘혼술남녀’는 모두 호평과 함께 종영했다. 이 작품들은 화려한 출연진, 큰 스케일의 드라마보다 더 큰 여운을 남기며 애틋한 추억으로 자리잡았다.

상반기에는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두 개의 작품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정치 스캔들로 구속된 남편(유지태 분)을 둔 아내(전도연 분)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굿와이프’와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영빈(서강준 분)의 연예계 이야기를 그린 ‘안투라지’. 두 작품은 다른 드라마들과는 톤 자체가 다르다. 자극적인 이야기를 다소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다. 모두 시청률은 저조한 편이었지만 이 또한 tvN이 앞으로 선보일 새 드라마에 대한 시행착오라고 봐도 충분하다.

[ON+2016 결산┃CJ 방송①] tvN이 만드는 ‘드라마 왕국’

2016년의 대미는 ‘도깨비’가 장식하고 있다. 금토드라마 첫방송 최고 시청률, 높은 OST 성적, 화제성 등 모두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2017년에는 윤박과 공승연, 한채아 주연의 ‘내성적인 보스’가 첫 작품이 될 예정이다. tvN이 만들어낸 드라마 왕국은 이제 그 어떤 방송사보다 굳건해졌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